[이코노믹데일리] 나이언틱의 인기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국내 이용자 1위를 수성하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출시 이후 6년여가 지났음에도 좋은 성적을 내며 업계 기록을 새로 쓰는 모습이다.
17일 데이터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포켓몬고는 이날 오후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순위 11위·애플 앱스토어 20위 등을 기록하고 있다.
포켓몬고는 나이언틱이 2016년 7월 모바일용으로 출시한 게임으로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를 기반으로 한다. 게임업계에선 1세대 위치 기반 AR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출시 당시 이용자의 실제 위치에서 포켓몬이 무작위로 등장하고 이용자는 이를 잡아 육성하는 시스템이 호평받아 국민적 인기를 끌기도 했다.
◆ 작년까지 137조 원 벌어들인 1위 IP 영향
포켓몬고의 인기 비결은 우선 전세계 1위라는 지적재산권(IP)이다. 포켓몬스터는 1996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7편 이상의 회차와 함께 23편 이상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출시돼있다. 국내뿐 아니라 영미권을 비롯한 전세계적인 흥행으로 애니메이션에만 그치지 않고 게임, 굿즈 등 각종 파생상품들이 등장했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업체인 스태티스타의 지난해 8월 자료에 따르면 포켓몬고가 기반으로 하는 포켓몬스터 IP는 1996년 출시부터 자료 집계 시점까지 전세계에서 총 1050억 달러(약 137조7952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포켓몬고 역시 1위 IP 영향을 크게 받았다. 나이언틱의 매출을 살펴보면 포켓몬고 출시 이전인 2016년 2분기(4~6월) 10억 엔(약 97억5000만 원) 미만 수준을 기록하다가, 포켓몬고가 출시된 2017년 2분기에는 160억 엔(약 1560억 원)에 도달한다. 나이언틱은 지난 6월 포켓몬고의 누적 매출액이 7조7000억 원을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편의성 개선
두 번째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다. 포켓몬고 출시 이후 국내 이용자들이 주목했던 시점은 2016년 말로 실제 위치 주변에서 무작위의 포켓몬이 등장하고, 이용자는 이를 잡아 육성하는 정도의 기능만 갖춘 상태였다. 이후 업데이트를 거듭하며 다른 이용자와 겨루는 시스템이나 포켓몬을 교환하는 시스템, 체육관과 전설의 포켓몬 단체사냥(레이드) 등 각종 콘텐츠가 추가됐다.
업데이트를 통해 포켓몬 종류는 물론 원하는 포켓몬을 얻을 수 있는 경로도 늘어났다. 기존에는 단순히 포켓몬이 무작위 등장하는 곳에 가서 직접 볼을 던져 잡아야했다면, 업데이트 이후 레이드와 임무 완수 등을 통해 인기 포켓몬을 누구나 가질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각종 편의성 상품이 등장했다. 기존에는 획득하는 경험치와 성장용 재화 수급량을 늘리는 아이템이 유료로 판매됐다. 여기에 먼 거리에서 레이드에 참여할 수 있는 아이템, 성장이나 포켓몬 포획에 필요한 아이템을 모아 파는 패키지 등이 추가됐다. 포켓몬고의 과금요소는 필수적이지 않아 호평받으면서도 성장에는 도움이 된다는 평가로 다수 이용자들이 월 10만 원 미만 과금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용자 활동을 장려하는 게임 시스템으로 커뮤니티 발달
세 번째는 커뮤니티의 발달이다. 나이언틱은 포켓몬고 등 AR게임과 관련한 행사에서 이용자의 직접 경험을 강조한다. 기존 게임들은 주로 기기를 이용해 실내에서 혼자 플레이하는 형태였다면, 포켓몬고 등 AR게임에서는 직접 움직이며 활동해야만 가능한 시스템을 적용해 이용자들끼리 만나도록 했다.
존 한케 나이언틱 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자체 커뮤니티 앱인 '캠프파이어' 공개 행사에서 "나이언틱 게임들은 이용자가 집 밖을 나가 많은 이들을 만나도록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캠프파이어 추가를 통해) 사용자 활동을 향상시키고, 커뮤니티 찾기와 타인과의 만남이 수월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상이나 메신저 앱에는 포켓몬고와 관련한 지역 커뮤니티가 국내에만도 수백개이상 형성돼있다. 각 커뮤니티에서는 지역에 등장하는 포켓몬 관련 정보를 공유하거나 서로 만나 포켓몬과 아이템을 공유하기도 한다.
4년 이상한 포켓몬고를 즐기고 있다는 한 30대 이용자는 "운동을 위해 게임을 설치했다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지역 커뮤니티까지 가입했다. 점점 친분이 쌓여 오프라인 활동도 잦아졌다"며 "이제는 게임 성과 달성도 있지만 커뮤니티 관계를 위해 게임을 그만두기 싫다"고 말했다.
◆ 지난 2월 출시된 '포켓몬 빵' 영향도…월간 200만명 이상 즐겨
이같은 세 가지 이유 외에도 국내 한정으로 '포켓몬 빵'의 영향도 있다. SPC삼립은 지난 2월 1990년대 후반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2030세대를 겨냥해 단종됐던 '포켓몬 빵'을 재출시했다. 해당 시점 이후 포켓몬고 이용자는 110만여명(3월)→126만여명(4월)→149만여명(5월) 등으로 5달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모바일인덱스의 집계에 따르면 포켓몬고는 지난달 2개월 연속으로 국내 전체 모바일 게임 중 이용자 수 1위를 기록했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만도 200만4248명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포켓몬고는 1세대 AR게임이지만 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포켓몬스터 IP 영향을 받았지만 IP를 더 좋게 만들었기도 하다"며 "오프라인 위주 시스템이지만 코로나19 시기 적절한 원격 아이템 업데이트와 잘 발달된 커뮤니티 등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고 실적 역시 인기와 함께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