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오는 9월부터 소프트웨어 유심인 'e심'의 국내 상용화가 시작된다. 일상과 업무를 구분하며 1개 기기에 2개 휴대폰 번호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내달 1일부터 e심 기능을 탑재한 단말기에 대비해 다양한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e심은 휴대폰 번호를 인증할 때 쓰이는 하드웨어 '유심'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한 것으로 단말기 자체에 내장돼있다. e심 모듈이 있는 휴대폰에 기존 유심까지 꽂으면 한 개 기기에서 두 개 휴대폰 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단말기 인증을 위해 통신사업자가 정보를 담을 때 유심을 사용하는데, e심은 단말기에 장착된 채로 사용자 정보를 받아 사용하게 된다.
e심은 소프트웨어 방식을 사용하지만 아예 모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로세로 5mm 크기의 칩이 기기에 들어가 처음에는 사용자 정보가 없는 채로 돼 있다. 고객은 통신사 요금제에 가입한 뒤 전달받은 정보를 입력하거나 QR코드를 스캔하는 식으로 e심을 활성화할 수 있다. 기존 칩방식 유심과 동일하게 가입자 정보와 통화기록, 연락처, 메시지를 저장할 수 있다.
현재 통신 3사는 칩방식 유심을 6000원~7000원 사이에 판매하고 있다. 차후 e심을 개통하는 서비스가 진행되면 사용자 정보를 받을 때 2000원~3000원 사이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칩 방식 유심보다는 비용이 낮지만 정보를 받거나 지우는 등에서 비용을 받는다는 점에 다소 반발도 예상된다.
기존에는 탑재형 유심을 두 개 꽂는 '듀얼심' 방식을 지원하는 일부 기종에서만 두 번호를 이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지난 10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4세대 폴더블 시리즈 갤럭시 Z폴드4와 갤럭시 Z플립4를 시작으로 국내 출시 기기에도 e심이 다수 탑재될 전망이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기존에도 e심을 탑재했지만 통신 3사가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아 일부 알뜰폰 브랜드에서만 활성화가 가능했다.
e심을 활성화하는 경우 한 개 휴대폰에서 두 개 통신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명의자가 같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요금제도 각각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진다. 다만 통신 3사 측은 공시지원금의 경우 두 번호 중 하나의 번호에만 적용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e심이 활성화되면 탑재형 유심에 들어가는 생산·유통·교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2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때 데이터는 한 곳만 활성화해도 기기 인터넷은 활성화된다. 따라서 데이터 요금이 낮은 알뜰폰 요금제와 통신 3사의 통화 및 문자 서비스를 조합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