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 동남권을 강타한 지 일주일 만에 또 다시 가을 태풍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번엔 제12호 태풍 '무이파'다.
기상학적으로 가을이 시작되는 9월 우리나라를 덮친 태풍이 유독 큰 피해를 남긴 만큼 경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오전 9시 무이파는 타이완 타이베이 남동쪽 약 680km 부근 해상에서 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무이파는 지난 8일 오전 열대저압부에서 태풍으로 성장했다. 오전 9시 현재 중심기압 98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은 초속 29m를 보이고 있다. 태풍의 강도는 '강'이다.
무이파는 세력을 유지하며 점차 북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11일 오전 9시 타이베이 동쪽을 지나며 15일에는 우리나라 이어도 부근 해상으로 진출할 전망이다.
지금으로써는 무이파가 어느 쪽을 향할지 불투명하다. 북쪽으로 진로를 잡는다면 우리나라 서해안을 관통할 가능성이 있다. 무이파가 우리나라로 접근하면 9월에만 태풍 2개를 연달아 맞게 된다.
우리나라 주변은 가을 태풍이 발달하고 상륙하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서태평양 수온이 30도 안팎으로 높고 연중 해수면 온도가 9월에 가장 높기 때문이다. 태풍은 수온이 높은 바다에서 공급되는 많은 양의 수증기를 에너지원으로 한다.
중국과 태평양 쪽에 발달한 티베트·북태평양 고기압은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을 밀어내는 역햘을 한다. 한반도는 중국과 태평양 사이에 자리 잡아 위력이 강한 가을 태풍이 접근하기 쉽다.
과거 사례를 봐도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태풍은 대부분 가을에 왔다. 1959년 사라, 2003년 매미, 올해 힌남노가 모두 9월에 우리나라를 덮쳤다.
태풍 사라는 세력이 절정일 때 최대풍속이 무려 초속 83m, 최저 중심기압은 905hPa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남해안에 상륙할 때에는 위력이 다소 약화했으나 최대풍속 초속 50m 이상을 보였다.
당시 전국에서 사망자 849명, 부상자 2533명, 실종자 206명이 발생했다. 이재민은 37만 3400명이 넘었다. 현재 화폐 가치로 환산한 피해 금액은 7조 원 정도로 추정됐다.
태풍 매미도 사라와 유사한 경로로 우리나라 남해안을 그대로 강타했다. 매미는 제주와 부산·경남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는데, 해일과 강풍에 따른 피해가 극심했다. 공식 집계된 피해 금액은 4조2000억 원, 사망·실종자는 132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