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1세대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조만간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온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회사를 인수한 지 5년 만이다. 로드숍 화장품 시장이 사드(THAAD) 사태 이후 중국 관광객 감소와 코로나19 등이 겹치면서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위기를 느낀 IMM PE가 엑시트(투자금 회수)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에이블씨엔씨 수장인 김유진 대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과거 커피전문점 ‘할리스’의 매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매각도 손실을 최소화하고 높은 수익률을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크레디트스위스(CS)와 신한금융투자를 주관사로 선임하고 에이블씨엔씨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IMM PE가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보유한 에이블씨엔씨 지분 59.2%다.
과거 IMM PE는 자회사 리프앤바인을 통해 2017년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의 지분 25.54%(431만 3730주)를 1883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리프앤바인은 유상증자 방식으로 2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총 4000억원을 투자, 현재의 지분을 확보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매각 예상 금액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예상 가격은 약 1500억~2000억원 수준이다. IMM PE가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할 당시와 비교하자면 반토막 수준도 안 된다. 이 상황대로라면 IMMPE가 눈물을 머금고 손실을 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IMM PE가 예상보다 손실 규모를 줄여서 에이블씨엔씨를 매각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이블씨엔씨는 ‘엑시트 주역’ 김 대표가 수장으로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7년 할리스 대표 부임 후 3년 만에 매출액을 3배로 끌어올리며 성공적인 매각을 이끌어냈다. 당시 IMM PE는 할리스 매각을 통해 투자금 대비 약 100%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또 김 대표와 함께 할리스 매각을 이끌었던 신유정 상무(브랜드전략부문장)도 지난해 10월 에이블씨엔씨에 합류하면서 몸값을 올리는 매각 사전작업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분기도 흑자를 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대부분 부진한 실적을 낸 타 화장품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에이블씨엔씨의 실적 개선은 의미가 크다.
에이블씨엔씨는 해외 사업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2020년 27.74%에서 지난해 49.91%로 증가했다. 올해도 그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2분기 미국 법인은 미샤, 어퓨 등 브랜드가 아마존에서 인기를 끌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8%가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일본 법인도 21.6% 매출 성장을 이뤘다.
에이블씨엔씨는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중국·일본·미국 시장을 겨냥해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한편 구매 연령층을 낮추고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에이블씨엔씨의 3분기 실적을 취합한 후 공식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지분 매각 및 투자 유치를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 초기단계로 구체적인 일정이나 가격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추후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