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은 임시 이사회를 통해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 분할하고 자동화 경량 소재 등 첨단소재 부문 일부 사업을 물적 분할하기로 했다. 기존 5개 사업 부문을 큐셀(태양광), 케미칼(기초소재), 인사이트(한국 태양광 개발사업 등) 등 3개 부문으로 줄이는 게 핵심이다.
태양광 등 에너지 사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자산 유동화로 유치한 대규모 자금을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재투자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이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 것은 올 하반기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지난 7월에는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임팩트 등 3개사가 사업 재편 계획을 내놨다. 여러 계열사에 나뉘어 있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는 등 종합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밀고 있는 핵심 사업인 태양광·방산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포석으로 보면서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의 경영 승계 속도가 빨라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1983년생인 김 부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양광과 우주 사업 등 그룹의 핵심 미래 먹거리를 직접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를 맡으면서 우주항공 분야 등 미래 사업 전략 수립과 이행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선 각 계열사 대표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부회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그룹 부회장으로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부문 등 그룹의 미래 사업을 책임질 전망이다. 기존 그룹 주력인 화학부터 태양광·우주·방산 등 핵심 신사업 분야를 모두 아우르게 된 것이다. 잇따른 사업 재편의 후속 조치로 한화에너지와 한화 간 합병 작업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자들도 한화그룹의 입장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자는 "(한화솔루션의) 인적·물적 분할 소식이 장 마감 후에 공시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싼 비용에 승계하려는 것 아니냐'는 한탄도 나왔다"라면서 "장기적으로 인적 분할이 기업 가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는 해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해가 날까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사업 재편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첨단 소재 물적 분할 관련해서는 약 700억원을 들여 주식을 공개 매수할 계획이다.
내년 3월 갤러리아 부문 신규 상장 시 갤러리아 우선주 주주도 보유 주식을 차질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400억원 규모의 우선주 유상증자도 실시할 계획이다. 우선주 상장 조건(시가총액 50억원 이상)을 충족시켜 한화갤러리아 우선주의 미상장 가능성을 해소해 주주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 산업이 성장하는 시기에 사업 구조를 단순화해 투자 자금을 확보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되 주주가치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