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일본 정부가 지난 1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과 개인 자유여행을 허용하면서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계속되는 적자로 고통받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 노선 증편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일본 무비자 여행이 재개된 11일 이후 일본 노선(나리타·후쿠오카·나고야·간사이)의 이용 여객 수는 6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일본 전체 노선 이용객이 16만7900명임을 고려하면 6일 만에 지난달의 40%에 가까운 이용객이 일본 노선에 탑승한 셈이다.
단시간에 수요가 몰리면서 일본 항공권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의 인천~도쿄를 오가는 왕복 최저가는 80만원을 육박한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3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LCC(저비용항공사)도 마찬가지다. 에어서울 최저가는 왕복 40만원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2배가량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그간 고환율로 늘어나는 적자에 울상 지었다. 1400원대로 치솟은 '킹달러' 현상으로 수천억원대 환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 무비자 여행 재개가 숨통을 트여주고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인천~나리타, 오사카 노선을 주 7회에서 주 14회로 두 배 증편했다.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지난 14일부터 주 3회 운항을 재개했고 30일부터는 매일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도 나리타 노선을 주 10회에서 12회로 증편했고 오사카 노선을 주 10회로 기존보다 3회 올리는 등 증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노선이 주 수익원인 LCC는 더욱 반색 중이다. 진에어는 부산~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을 오는 30일부터 각각 주 7회, 주 13회 일정으로 운영한다. 오는 12월부터는 인천~삿포로와 부산~삿포로 노선도 각각 주 7회씩 복항할 예정이다. 에어부산은 17일부터 부산~후쿠오카, 부산~오사카 노선을 매일 왕복 2회로 늘린다.
제주항공은 연말까지 일본 노선 운항 횟수를 현재보다 3배가량 많은 주 167회로 늘릴 예정이다. 오는 30일부터 김포~오사카 노선과 인천~삿포로 노선을 주 14회(하루 2회) 일정으로 재운항한다. 인천~나고야 노선은 다음달 22일부터, 인천~오키나와 노선은 오는 12월 1일부터 주 7회 일정으로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일본 노선도 증편한다. 제주항공은 부산~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을 주 7회에서 이달 30일부터 주 14회로 늘린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일본 무비자 여행 재개가 악재 투성이었던 항공업계에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며 "일본 노선을 적극적으로 증편하고 재운항해 일본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선택 폭을 넓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