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이른바 '탈탈원전'을 선언하며 원전 생태계 부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지난 8월 이집트 엘다바 원전 수주 후 두 달 가까이 깜깜무소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윤 정부는 그간 국내 최고의 원전 전문가로 손꼽히는 황주호 전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물밑에서 조용히 원전 추가 수주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황주호 사장은 취임한 지 1개월 만인 지난달 19일과 20일 폴란드와 체코를 직접 방문해 각국 정부 각료들과 원전 수출을 논의했다. 한수원은 현재 8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과 40조원 규모의 폴란드 루비아토보-코팔리노 원전 건설 사업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수원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1기 건설 사업 제안서를 다음달 말까지 제출하기로 했다. 최종 사업자는 2024년 말 결정된다. 체코 원전 수주전은 한수원을 비롯해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전력공사(EDF) 등 3파전으로 치러진다.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가장 먼저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은 폴란드 루비아토코-코팔리노 사업이다. 폴란드 정부는 2033년부터 2043년까지 6000~9000㎿ 규모의 원전 6기를 도입하기로 하고 이르면 연내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윤 정부는 다른 국가 공략에도 나선다. 아직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영국은 6~7기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2018년 총 발전설비 21GW에 이르는 원전 16기 건설 사업을 추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한국의 원전 제작, 시공, 운영 등의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우라늄을 제외한 원전 소재와 부품의 100%를 국내에서 제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4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 주기기를 공급한 두산에너빌리티가 한국 원전을 선도하고 있다. 원전 설비 소재부터 최종 제품 제작까지 모든 공정을 한 공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대형 원전 소재 기술과 자체 공급 능력도 강점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이집트 원전 수주 성공에 이어 체코와 폴란드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