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정부가 원전 최강국 회복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에서 낭보가 들렸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3년 만에 대규모 원전 수출이 성사된 것이다.
한국수력원자원(한수원)은 지난 25일 이집트 엘다바 지역의 원전 4기 건설 사업을 맡은 러시아 ASE사와 '원전 기자재·터빈 시공 분야'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인 로사톰의 자회사 ASE JSC가 주도하는 엘다바 원전의 총사업비는 300억 달러(약 40조 원)이며 한국이 참여하는 사업은 3조 원 규모다.
한수원은 원전에 들어가는 기자재 공급과 터빈 건물 시공에 참여한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원전 부분은 ASE가 담당하며, 한수원은 터빈 부분에서 가스설비 등 환경설비와 옥외 구조물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엘다바 프로젝트 수주는 윤석열 정부 '탈탈원전' 정책의 첫 번째 성과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원전의 우수한 기술력과 안전성, 탄탄한 공급망이 입증됐다"며 "저부터 발로 뛰면서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의 우수한 원전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엘다바 원전 수출 성과는 윤 정부가 목표로 한 60조 원 규모의 원전 수주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윤 정부는 이미 체코 원전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체코는 8조 원 규모의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수원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1기 건설 사업 제안서를 올해 11월 말까지 제출하기로 했다. 최종 사업자는 2024년 말 결정된다. 체코 원전 수주전은 한수원을 비롯해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전력공사(EDF) 등 3파전으로 치러진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오는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원전 협력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사우디는 지난 5월 한국과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에 1.4기가와트(GW) 규모 원전 2기의 건설 의사를 타진하는 입찰 참여 요청서를 보냈다. 원전 수출에 사활을 기울이고 있는 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우디 원전 수주를 성사시킨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