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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LG전자, 3분기 '최고' 매출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2-10-28 16:47:12

3분기 매출 21조1768억·영업익 7466억원

HE사업본부 2분기 연속 적자에 이익률 ↓

효자 떠오른 전장사업, 961억 흑자에 위안

LG전자가 올해 3분기 실적을 28일 발표한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LG전자 사옥에 창문에 회사 깃발이 비친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LG전자가 올해 3분기(7~9월)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지만 TV사업 적자가 이어지면서 이익률 감소 늪에 빠진 모습이다.

LG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1조1768억원, 영업이익 7466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영업이익은 25.1% 늘었다.

사업본부별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2분기(4~6월) 연속 적자를 냈고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 중심인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도 또 다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생활가전과 공조가전이 주 사업인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는 1년 전보다 5.8% 증가한 매출 72조4730억원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를 비롯한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특히 공간 인테리어 가전을 내세운 '오브제컬렉션' 제품이 인기를 끌며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반면 H&A사업본부 영업이익은 228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5016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물류비 또한 늘어나면서다.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곳은 HE사업본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감소한 3조7121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554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선 2분기(189억원)보다 손실 폭을 키우며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가 났다.

LG전자는 "글로벌 TV 수요가 감소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유럽의 소비 심리가 위축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마케팅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노트북 PC와 사업장용 사이니지(광고판), 로봇 등 사업을 하는 BS사업본부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매출은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정보 제공용 화면)을 비롯한 시장 수요가 회복하며 지난해보다 9.7% 증가한 1조4292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2분기 143억원 '턱걸이' 흑자를 냈다가 3분기 들어 144억원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LG전자는 자동차 전장 부품 등을 생산·판매하는 VS사업본부가 2분기 연속 흑자를 내면서 위안을 삼는 모양새다.

VS사업본부 3분기 매출은 2조3454억원으로 사업본부가 출범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 역시 1년 전 5000억원대 손실을 낸 것과 달리 961억원 흑자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 2분기에 이어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새로운 성장 사업으로 쐐기를 박았다.

4분기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데다 각국 금융당국이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으로 돈줄을 죄면서 수요 회복이 어렵다는 관측이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지속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수익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LG전자의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 3.2%에서 올해 1분기 8.9%로 개선됐지만 계절적 요인과 경기 침체 등으로 2분기 4.1%, 3분기에는 3.5%로 감소하는 추세다. 물건은 더 많이 팔았지만 오히려 이익은 남기지 못했다는 뜻이다.

LG전자는 "고객 경험 혁신을 최우선으로 두고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비롯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육성해 성장 모멘텀(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효율성을 높여 잠재적 리스크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A사업본부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HE사업본부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 증가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VS사업본부는 완성차 제조사, 부품 공급사와 협력해 공급망 관리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BS사업본부는 B2B 시장 회복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감소가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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