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에서 수주 호황을 선도하는 핵심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업계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기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조선 3사는 모두 올해를 한 달가량 남긴 채 연간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향후 4년치 일감을 확보함에 따라 수주 환경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LNG운반선이 수주 호황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는 단순 수주 경쟁으로부터 탈피해 가격이 높은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중심의 수주 영업을 가능하게 한 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펼쳐진 에너지 대란도 LNG 수요 증가 추세에 한 몫 했다.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럽 각국이 새로운 에너지 공급망을 찾기 위해 LNG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LNG선 선가가 최근 2억5000만 달러(한화 약3520억원)를 돌파했다. 최근 조선업계가 수주한 LNG선 중 역대 최고가 수준이다. 또 잇따른 카타르발 LNG운반선 건조 계약으로 선가는 계속해서 고공행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LNG운반선 시장에 발을 담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 조선사들이 고도화된 기술력으로 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주 호황을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는 평가다.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 조선사가 수주한 외국 LNG운반선 물량은 19척에 달한다. 국내 조선사는 넘치는 수주로 일감과 도크(선박 건조 공간)가 포화 상태인 반면, 중국 조선사들은 저가 수주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중국 대형 LNG운반선 가격은 한국보다 15~20% 낮다. 무분별한 저가 공세로 가격 협상력을 약화시켜 한국 선가 상승세에 급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친환경 선박으로 분류되는 LNG운반선은 차세대 무탄소 선박이 등장하기 전까지 과도기적 선종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LNG운반선이 탄소 배출량을 약 30%가량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탄소 중립을 지향하는 세계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특히 2050년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기준에 맞추기엔 LNG선 연료가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탄소 배출이 없는 암모니아나 전기 추진선 등이 상용화되면 LNG선은 친환경 타이틀을 벗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한편 LNG 화물창 설계 기술 라이선스를 보유한 프랑스 엔지니어링 업체 '가즈트랑스포르 에 떼끄니가즈(GTT)'에 수조원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GTT는 화물창 기술로 국내 LNG선 1척당 100억원 이상의 로열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LNG 화물창 국산화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