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새해부터 식품에 기존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기하는 '소비기한 표기제'가 시행됐다. 일반적으로 소비기한은 유통기한보다 길어 식품 폐기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새해 첫날인 1일부터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식품에 소비기한을 표시한다. 소비기한은 기존 유통기한이 적용된 모든 제품에 도입된다. 다만 환경에 따라 변질될 가능성이 높은 흰우유는 예외적으로 2031년부터 소비기한을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일 52개 식품 유형 180개 품목의 소비기한 참고값을 공개한 바 있다. 기업들은 해당 참고값 이하로 소비기한을 정하면 된다. 당장 '유통기한' 단어가 찍힌 포장을 바꾸기 어려운 업체들을 위해 1년간 계도기간이 주어진다.
참고값을 보면 떡류는 기존 유통기한 3~45일에서 소비기한 3~56일로 늘어난다. 초콜릿 가공품은 유통기한 30일에서 소비기한 51일로 70% 늘어나고, 캔디류는 15일에서 23일로 53.3% 늘어난다. 소시지는 13~50일에서 14~77일까지로 바뀐다.
또 김치는 30일에서 35일로, 김칫속은 7~15일에서 9~18일, 가공두부는 기존 7~40일에서 8~64일로 늘어난다. 유통기한이 15∼25일인 베이컨류는 소비기한 참고값이 16∼33일로 늘어났다.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신선 식품류인 비살균 즉석 섭취 제품과 즉석 조리 식품은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이 큰 차이 없이 설정됐다.
정부는 이번 소비기한 도입을 지난해 8월부터 언급해왔다. 통상 소비자들은 유통기한을 섭취할 수 있는 기한으로 인식하는 데 소비기한은 이보다 더 길다. 이에 따라 먹어도 문제가 없는 식품이 불필요하게 폐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식약처는 소비기한 도입으로 식품 폐기가 줄어 소비자는 연간 8860억원, 기업은 연간 260억원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식품 기한 표시가 달라지는 것에 대한 소비자 민원을 우려하는 등 실효성 논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