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빅히트를 친 후 미국 시장까지 접수하면서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다.
삼양은 지난 해 12월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식품업계 최초로 '4억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 수출의 탑은 수출 증대에 기여한 기업에 주는 상으로,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1년간의 수출 실적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이 기간 삼양식품의 수출실적은 4억295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1% 늘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중 70% 이상이 불닭브랜드에서 발생할 정도로 수출의 일등공신이다. 불닭볶음면의 전체 수출액 비중이 중국 36%, 동남아는 28%에 해당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삼양식품은 2018년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 전용 브랜드로 '삼양'까지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매년 창립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현재 삼양식품은 한국 라면 수출액의 약 50%를 담당하며 국내 라면 업계 중 가장 많은 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해 5월 준공한 밀양공장을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 '매운맛 챌린지', K푸드를 넘어 K콘텐츠가 된 불닭볶음면
불닭볶음면은 더 이상 단순 음식이 아닌 하나의 ‘K-도전 콘텐츠’가 됐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유튜브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이 한몫했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2016년 SNS를 통해 시작된 '매운맛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를 계기로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불닭볶음면은 K푸드로 인식됐고 불닭 소스도 덩달아 많이 팔렸다.
삼양식품은 중국, 동남아, 북미 등 기존 수출 지역 외에도 중동, 남미, 인도 등에 수출을 본격화하며 '맞춤형'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양은 수출 초기부터 한국이슬람교(KMF) 할랄 인증을 획득해 동남아 지역에 쉽게 수용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할랄 시장은 국내 기업에 블루 오션으로 여겨진다. 무슬림 인구 증가로 할랄 식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ARC는 할랄 식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약 2조 달러, 한화로 2553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할랄 시장은 매년 11.24%씩 성장해 5년 후에는 약 5,00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동남아 지역엔 세계 무슬림 인구의 60% 이상이 살고 있다.
따라서 삼양은 2014년 KMF 할랄 인증에 이어 2017년 9월엔 인도네시아 MUI 할랄 인증을 받아 할랄푸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주요 수출국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이다. 이에 더해 중동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2017년 세계 3대 할랄 인증 기관인 MUI로부터 불닭볶음면 할랄 인증을 받았으며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 1위 마트 판다 220여 개 매장에 동시 입점하기도 했다.
◆ 삼양식품, 불닭브랜드 확장하며 미국·중동·인도까지 글로벌 영토 넓혀
제품 개발을 통한 불닭브랜드 확장도 계속했다. 오리지널의 아이덴티티는 잃지 않으면서 색다른 매운맛을 즐길 수 있는 제품들로 소비자층을 폭 넓게 확보했다. 특히 각 국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반영한 현지 맞춤형 제품들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를 위해 ‘야끼소바불닭볶음면’을 선보였으며 중국에선 현지의 대표 매운맛으로 통하는 ‘마라’를 활용한 ‘마라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미주지역에선 인기 핫소스 ‘하바네로’를 접목한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인을 위한 ‘콘불닭볶음면’을 출시한 바 있으며 중동 지역 맞춤형 ‘마살라불닭볶음면’ 등을 선보임과 동시에 불닭 소스 수출도 확대해 상품군을 다양화했다.
해외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강화한 것도 한몫한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수출 물량을 모두 한국에서 생산하는데, 현지 대형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대량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동시에 파트너사가 보유하고 있는 물류시스템, 유통,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체계적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최근에는 일본과 미국, 중국을 비롯한 현지에 판매 법인을 설립해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2012년 4월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출시 초기 “너무 매워서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마니아층 확보와 확장 제품들을 성공시켜 국내외 라면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삼양의 불닭볶음면은 K-Food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불닭볶음면의 아이디어를 낸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 수출기업으로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