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한화그룹이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이 순조롭게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확보 이후 구성원 협조와 정부 지원 등 과제가 남은 가운데 그룹 차원에서 전개될 사업 전략과 비전에도 관심이 모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한화조선해양'과 'HSME' 등 국·영문 상표권 2개를 새로 등록하고 인수 후 사명 변경을 대비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함께 인수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은 지난해 9월 산업은행 경쟁입찰 공고로 시작됐다. 한화그룹은 계열사 6곳을 동원하고 2조원을 투입해 대우조선 지분 절반인 49.3%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컨버전스(300억원), 한화에너지싱가폴(300억원), 한화에너지재팬(400억원) 등 6개사 자금을 동원했다.
이후 대우조선도 지난달 1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게열사들과 별도 신주 인수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시했다. 다만 한화는 지난 12일 신주인수계약에 대한 변경계약을 체결하고 4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던 계열사 한화에너지재팬을 빼기로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조금이라도 더 단순히 하자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 이후 국내·외 경쟁당국 기업결합 승인 심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시작된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와 유럽연합(EU), 일본과 중국, 싱가포르, 튀르키예, 베트남, 영국 등 8개국 승인이 이뤄지면 한화에너지재팬을 제외한 한화 5개사는 지분율 49.33%로 대우조선 최대주주 지위를 얻게 된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같은 조선 분야에서 경쟁·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합병이 불발됐지만 한화는 조선업에 처음 진입하는 만큼 경쟁 관련 심사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게에서는 올 상반기(1~6월)까지는 인수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경쟁당국 승인은 사실상 시간문제로 예상되고, 인수 이후에는 △재무 정상화 △노동조합 등 구성원 협조 △정부 지원 등 과제가 남아있다.
재무 정상화의 경우 크게 늘어난 상황인 부채비율과 차입금을 관리해야 하고, 노조 협조도 새 '한화조선해양'으로 넘어갈 때 중요한 요소다. 한화는 강성노조를 상대한 경험이 다른 조선사보다 적지만 대우조선 노조는 전국민주노동합총연맹 금속노조 내 최대규모를 갖췄다. 구조적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는 조선업에 이뤄질 정부 지원이 대우조선에서 '한화조선'으로 수혜가 넘어갈지도 관심사다.
인수절차가 마무리된만큼 향후 추이에는 한화그룹 측 의지가 관건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이같은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지속적인 신사업 확장과 사업 재편 같은 미래 지향적 경영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최고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