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멸균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42.0% 증가한 3만3000t(톤)으로 추정됐다.
멸균유는 초고온에서 가열 처리한 우유로, 상온에서도 두 세달 보존할 수 있는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2016년 이후 수입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경연은 보고서에서 "멸균유는 보관이 용이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2021년 이후 국산 우유 가격 인상으로 수입 멸균유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수입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 수입량 비중을 보면 폴란드가 75.1%로 가장 높았고 독일(10.0%), 이탈리아(7.7%), 호주(5.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소비자 527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멸균유를 구매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17.5%였다.
구매 이유로는 '보관이 간편해서'(30.7%), '가격이 저렴해서'(29.7%)라는 응답이 많았다.
이 밖에 '궁금해서'(15.6%), '맛이 좋아서'(12.0%)라는 의견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수입 멸균유 수입량 증가세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유 가격을 매년 조정하는 ‘원유가격연동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원유 기본가격이 리터당 49원씩 인상되면서 빵 등 우유를 재료로 하는 제품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격과 보관기간 등을 고려하면 (멸균우유를) 대량으로 소비해야 하는 곳 등에서는 수요가 있을 것이고, 앞으로 수입이 더 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