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2월 BSI 전망치는 83.1을 기록했다. 2020년 8월(81.6)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의 기준치는 100이다. 통상 100보다 높을 경우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100이하일 경우 부정적으로 판단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81.4)과 비제조업(85.1) 2월 BSI가 9개월 연속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기준선인 100을 넘어선 세부 산업이 없었던 가운데 반도체·석유제품·자동차 등 국내 3대 수출 품목 관련 업종은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3대 수출 주력 업종이 5개월 연속 부진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6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비제조업 부문 세부 산업 중에서는 정보통신(75.0)이 글로벌 IT 업황 부진 여파로 전월 대비 최대 낙폭을 보였다. 다만 전기·가스·수도는 100.0으로 기준선 이상을 기록했다.
조사 부문별 2월 BSI는 △자금 사정(87.9) △투자(89.0) △채산성(89.5) △내수(89.5)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반면 2월 제조업 재고 BSI는 110.1로 2020년 7월(112.9)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고 BSI의 기준점도 100이다.
재고가 늘어난 것은 기업들의 판매 부진에 따른 것으로 신규 투자와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력 업종의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경우 경제 침체 강도가 깊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경기 불확실성 심화로 기업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확대를 조속히 입법화하는 한편, 규제 완화·노동시장 유연화 등 기업경영환경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