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투자금을 증권 계좌에 넣을 수 있는 투자자예탁금의 경우 이달 1일 51조5218억원으로, 작년 10월 6일(51조7942억원) 이후 가장 큰 액수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작년 10월 7일 연중 최초로 50조원대가 붕괴한 이래 줄곧 40조원대를 기록하다가 지난달 9~10일 이틀 연속 43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지난달 27일 47조원대로 반등한 데 이어 29일에는 49조2749억원으로 올라섰다.
반면 은행 정기예금 잔액의 경우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같은 날 은행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정기예금 잔액은 812조2500억원으로, 작년 12월 말(818조4366억원)에 비해 6조1866억원 감소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고객 예탁금은 1월 저점인 43조7000억원 대비 7조8000억원이 늘었다"면서 "최근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예탁금 증가세가 개인투자자의 주식 매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이달 3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는 7조86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기록돼 같은 기간 8조3084억원어치 순매수한 외국인투자자와 대조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에 대해 현재 주가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대비 부담스러운 구간에 들어섰다는 점을 지적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향후 1년간 기업 전망치에 따른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달 29일 기준 13.08배를 기록하며 202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3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12개월 선행 PER은 9∼10배 수준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 평균과 비슷했던 점과 비교하면, 최근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에 주가 지수가 올라 PER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기준 3200∼3300대 같은 밸류에이션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추가적인 코스피 상승을 위해서는 금리 인하(밸류에이션 상승)와 실적 전망 상향이 필요한데 두 가지 모두 쉽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리 인하 기대는 정점을 통과했고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시즌 동안 올해 1분기와 연간 실적 전망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최소한 경기·실적 저점이 가시화되거나 펀더멘털(기초여건) 불안을 충분히 반영한 지수대로 내려가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