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사명(社名) 변경을 검토하는 식품 회사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에 초점을 맞춘 이름에서 사업 카테고리를 다변화하며 종합식품기업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도록 ‘리브랜딩’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치는 효과와 그간 쌓아온 기업 이미지가 무너질 위험성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올해 사명 변경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7월 롯데푸드와 통합한 이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을 표현할 수 있는 사명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제과’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사명으로 회사를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3월 쯤이면 여러 후보군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통합 이후 과자,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가정간편식(HMR), 식용 귀뚜라미를 활용한 대체단백질 신사업 등을 이어가고 있다.
통합 이후 롯데푸드 생산공장은 패키지 등을 롯데푸드에서 롯데제과로 바꿔 제품을 출하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정기 주총에서나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사명 변경을 검토 중이나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매일유업과 CJ제일제당도 각각 ‘유업’과 ‘제당’을 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일유업의 경우 디저트·대체유·단백질 등 신사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유제품 기업’이란 틀에서 벗어난 사명을 검토할 것으로 추측된다. 출산율 급락 등으로 시장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우유와 분유 매출 비중을 줄이고 있다.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한 CJ제일제당 역시 외국인이 발음하기 어렵고 과거 설탕 회사의 이미지가 남아있어 사명 변경을 고심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즉석밥 ‘햇반’, 만두 ‘비비고’, 가정간편식(HMR) ‘고메’ 등 식품 브랜드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고,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 바이오 사업까지 신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두 기업 모두 “확정된 바 없다”거나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사명을 변경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hy가 있다. hy는 2021년 한국야쿠르트에서 사명을 변경했지만 여전히 한국야쿠르트란 이름으로 회사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현재까지 새 사명의 인지도 제고에 힘쓰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대상에프엔비가 '대상다이브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뛰어들다를 뜻하는 영어 ‘Dive’를 사용해 ‘세상 속으로, 고객 속으로, 트렌드 속으로’란 슬로건도 내걸었다. 대상다이브스는 잼 브랜드 '복음자리' 제품을 카페에 공급하는 등 카페 관련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명 변경은 그간 쌓아온 인지도를 포기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다가가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라면서도 “하나의 사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신사업을 벌이기 위한 사명 재편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