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2 금요일
맑음 서울 5˚C
맑음 부산 11˚C
맑음 대구 6˚C
맑음 인천 7˚C
맑음 광주 5˚C
맑음 대전 4˚C
맑음 울산 8˚C
흐림 강릉 7˚C
구름 제주 11˚C
산업

국내 픽업트럭 늘리는 수입차들...여론은 '호(好)보단 불호(不好)'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종형 기자
2023-02-24 11:32:13

대형화·고급화 앞세워 캠핑 및 차박 시장 진출

美 GMC 시에라 시작으로 포드도 오는 3월 4세대 레인저 출시 예고

타 운전자들은 좁은 주차공간, 도로 위 위협감에 우려

각 브랜드 고가화 전략도 공감 어려울 듯...타 브랜드선 "시기상조"

포드 코리아가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4세대 레인저[사진=포드세일즈서비스 코리아]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일부 수입 완성차 브랜드에서 픽업트럭 신차 출시를 잇따라 예고하면서 다수 운전자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픽업트럭은 차주에게는 도로 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차종이지만 국내에선 좁은 국토 및 주차 공간 등으로 다른 운전자들에겐 불편함을 주기 때문이다. 상위 트림만 판매하는 브랜드들 전략 역시 일부 고객만을 위한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픽업트럭 시장에는 △GMC 시에라 △포드 레인저 등 신차 출시가 예정돼있다. 모두 픽업트럭 본고장인 미국산 차량들로 대형화 및 고급화가 주요 포인트다. 

픽업트럭 신차 포문은 제너럴모터스(GM)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문 브랜드인 GMC 시에라가 끊었다. 한국지엠은 지난 7일 시에라를 국내 공개하고 사전 예약 이틀 만에 초기 물량 100여 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시에라는 국내 처음으로 정식 수입되는 풀사이즈 픽업트럭으로 6m에 달하는 전장(길이)과 대형 SUV 수준의 실내를 갖췄다. 
 

한국지엠이 이달 초 공개한 GMC 시에라[사진=김종형 기자]


포드 코리아도 다음달 2일 차세대 레인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번 4세대 레인저는 지난 17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성적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레인저는 와일드트랙와 랩터 등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개선된 견인 하중과 주행 성능, 오프로드 전용 서스펜션 등을 갖췄다.

픽업트럭의 잇따른 출시는 국내 캠핑 및 레저활동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캠핑과 차박(차+숙박)을 즐기는 매니아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적재함에 짐을 싣고 트레일러까지 끌 수 있어야 하는 비교적 높은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강점으로 작용한다.
 

국내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 모습[사진=연합뉴스]


반면 대부분 운전자들은 픽업트럭에 우호적이지 않다. 국내의 경우 국토가 좁아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도심 주행이 대부분이고, 가구별 주차 공간이 좁아 픽업트럭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불법주차 관련 민원은 2010년 8450건에서 2020년 314만62건으로 수직 상승했다. 

또한 주행 중 도로에서 픽업트럭을 마주하면 위협감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운전자들도 많았다. 각 브랜드들은 이를 '도로 위의 존재감'이라고 설명하지만 국내 도로폭에 비하면 차체가 지나치게 큰 것은 사실이다. 출퇴근길에 소형 SUV를 몰고 있는 직장인 운전자 임모 씨는 "요즘 도로에 큰 차들이 많아지면서 조금 더 방어운전을 하게 된다"며 "교통사고는 차량 크기에 관계없이 운전자 특성이나 주행 습관 영향이 더 크겠지만 바로 옆 차선이나 반대편에서 마주오는 픽업트럭을 발견하면 위협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시내 한 아파트 주차장 모습[사진=연합뉴스]


각 브랜드가 펼치는 고급화 전략 역시 여론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에라의 경우 국내에 최상위 트림으로만 소개돼 가격은 9330만원부터다. 일반 세단·SUV 고급차 이상이다. 한국지엠은 이달 초 시에라를 공개하면서 40~5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하이엔드(가격을 신경 쓰지 않고 최고 품질 제품을 원하는 사람을 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포드 레인저 역시 현재 판매 중인 3세대 모델은 499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신차 가격은 더 올랐다. 4세대 레인저는 트림별로 6350만원, 7990만원 가격이 매겨졌다. 시에라보다는 낮지만 고급차 브랜드 중간 모델 가격 수준이다.

신차 외 기존에도 국내 판매 중인 쉐보레 콜로라도(4040만원부터)나 지프 글래디에이터(8130만원), 포드 레인저(3세대, 4990만원부터) 역시 고가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경우 비교적 낮은 가격에 시작해 출시한 달에는 수입 부문 판매 1위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는 수입 픽업트럭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는다.[사진=쌍용자동차]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는 수입차 브랜드와는 다른 전략을 구사해왔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는 타 브랜드 차량에 뒤떨어지지 않는 출력을 갖췄으면서도 가격은 2594만원(칸은 3065만원)부터다. 실제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체 픽업트럭 판매량 2만9685대 가운데 85.5%(2만5388대)를 차지했다.

픽업트럭을 내놓지 않는 브랜드에서도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대해 부정적이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3만여 대 수준으로 비교적 협소한 시장이고 2020년 3만8929대, 2021년 3만902대, 2022년 2만9685대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한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전환 후 캠핑 시장이 다소 주춤한 분위기"라며 "도심 환경이 많고 국토가 좁은 한국 시장에서는 픽업트럭은 적합하지 않다"고 전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 더보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