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들은 16일부터 1박 2일간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방일했던 지난 2008년 양국 기업인은 '비즈니스 서밋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당시 경제5단체(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이번에도 전경련과 일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 협력해 기업인 교류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전경련 회원사가 아닌 주요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에도 합류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윤 대통령이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UAE) 방문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을 방문했을 때도 동행했다. 일본과 인연이 깊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나 한일경제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도 경제사절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나온다.
양국 기업인 회동에서는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등에 대해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은 2018년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대해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이에 반발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수출 규제 품목에는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극자외선(EUV) 레지스트가 포함됐다. 2019년 8월에는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리스트(화이트리스트)'에서도 한국을 제외했다. 이에 한국은 일본 수출 규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양국은 분쟁 해결을 위해 조만간 수출 관리 정책 대화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그간 양국 교류가 막히면서 일본이 강점을 지니는 첨단 소재·부품 등에 대한 수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재계는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경제 협력이 복구되면 국내 기업 공급망이 안정화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일 경제 협력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문으로 12년 간 중단됐던 한·일 양자 정상 교류가 재개되며 한·일 관계 개선과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