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최대 자동차 전시회 '2023 서울모빌리티쇼'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는 자동차 이외에도 로봇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맞수인 테슬라와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전시에서 로봇 분야에서도 격돌했다.
테슬라는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국내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를 선보였다. 미국 이외 국가에 옵티머스를 공개한 것은 지난해 11월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에서 전시한 이후 두 번째다.
옵티머스는 키 173cm, 몸무게 73kg의 인간형 로봇으로 짐을 최대 20kg까지 스스로 운반할 수 있다. 최고 이동 속도는 시속 8km다. 옵티머스 로봇에는 테슬라 자율주행 기능에 사용되는 반도체와 센서가 들어간다. 이뿐 아니라 오토파일럿용 카메라와 완전 자율주행용(FSD) 카메라가 장착됐다.
옵티머스 등에는 2.3킬로와트시(kWh) 용량의 소형 배터리팩을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테슬라는 이 배터리팩을 통해 1회 충전으로 종일 움직이게 개발 중이다. 테슬라 공장에 먼저 적용해 자동화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옵티머스는 지난해 9월 'AI데이(인공지능의 날)'에 처음 공개됐지만 상용화 시기는 미정이다.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로봇은 아직 걷지 못하지만 몇 주 안에 걷게 될 것"이라며 "3~5년 안에 2만 달러(약 2606만6000원) 가격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도 서울모빌리티쇼 전시장에 로보틱스 시연 공간인 '모빌리티 하우스'를 별도로 마련했다.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 △배송로봇 등을 전시하며 로보틱스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한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부터 로봇을 5대 미래 혁신 성장 분야로 선정했다.
ACR은 외팔형 로봇으로 전기차를 주차하면 자동으로 배터리를 충전해준다. 로봇이 알아서 전기차 충전기 케이블을 차량 충전구에 체결하고 충전이 완료되면 연결을 해제한다.
배송로봇에는 4개의 플러그 앤 드라이브(PnD) 모듈을 장착해 모든 방향으로 이동이 자유롭다. 라이다와 카메라 센서 기반 자율이동 기술을 통해 최적의 경로를 산출해 배송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전시를 통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4족 보행 '스팟(SPOT)'도 시연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1년 6월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로봇 전문 회사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2019년 출시한 스팟의 가격은 7만4500달러(9693만1950원)다.
이른바 '로봇개'로 불리는 스팟은 유연한 움직임과 우수한 복원력으로 공장, 건설 현장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영상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어 사무실에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월 스팟을 베트남 탄콩 공장에 이어 9월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 투입해 공장 순찰을 맡겼다. 11월에는 현대건설 현장에서 공장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육군이 우크라이나에 지뢰와 탄약을 제거하는데 로봇개 스팟을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로봇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에도 관심이 모인다. 전기차 모빌리티 전문기업 드라이브텍은 3세대 물류로봇 '페브 시리즈(FAEV Series)'를 선보인다. 페브는 전기로 운용돼 배출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로봇이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기술에 수송용 소형 전기차 하드웨어(HW) 기술을 융합해 5톤(t) 이상 견인력을 갖췄다.
한편 서울모빌리티쇼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31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개최된다. 로봇과 더불어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되는 신기술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