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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완성차 노조, 올해 車 업계 '전동화 전쟁' 가운데 "투쟁" 시동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종형 기자
2023-04-13 15:31:45

완성차 5개사, 전년 대비 실적 전반 개선돼 노조 요구 커질 듯

"전동화 전환 요구 커지는 상황,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야"

2019년 집회 당시 현대차노조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국내 완성차 노동조합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계절이 다가온 가운데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강도 처우 개선을 바라는 노조 쟁의 활동이 전동화 전환을 촉진해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과 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지엠 등 국내 주요 완성차 브랜드들은 올해 임단협 준비에 돌입했다. 자동차 업계 임단협은 통상 5월 노사간 상견례를 시작으로 협상을 시작한다.

올해 임단협은 전면적인 투쟁보다는 상호간 이해관계에 따른 협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해까지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잇고 있고,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은 같은 기간 지속된 적자에서 탈출하고 수출 중심 성과를 내고 있다.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의 경우 최근 새 브랜드로 출발을 알린 만큼 노조도 사측에 협력하는 분위기다.

먼저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1분기(1~3월)까지 우수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실적은 오는 25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전년(2022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30% 이상 늘어나면서 역대 1분기 중 최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노조도 높은 요구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출범한 현재 현대차 노조 지휘부는 강성으로 평가받으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깨지 않는 선에서 높은 수준 임금 상승을 쟁취해왔다. 현대차노조는 지난 6일에도 아산공장에서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을 벌여 4시간여 생산을 멈추게 했다. 업계에선 이를 '노조 실력 행사'로 보고 있다. 작업 라인은 곧장 정상화됐지만 현대차와 기아 양사 실적만큼 높은 성과급을 올해 임단협에서 요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해 취임한 안현호 현대차노조 지부장[사진=연합뉴스]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도 상황이 비슷하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영업이익 2766억원을 기록해 9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르노코리아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1848억원을 기록해 3년 만 흑자 전환했다.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달 출시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해외에서 호평받았고, 르노코리아는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 수출 물량이 효과를 봤다. 노조도 이를 감안해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년 이상 적자를 본 양사와의 협상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는 KG그룹 인수 이후 첫 임단협을 진행한다. 선목래  KG모빌리티 노조 위원장은 지난 4일 인수 이후 첫 단독 기자간담회에서 "어려웠던 기간(쌍용차 시절)을 지나고 새 지도부를 맞이한 만큼 노조도 기대하는 부분이 크다"며 "사측과 협의해 임단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KG노조는 그동안 자구책 일환으로 연봉 20%를 반납해왔다. 이번 임단협에서는 성과급과 복지 정상화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동화가 될수록 일자리가 줄어들어 노조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나 환경보호청(EPA) 규제 등으로 전동화 전환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무작정 요구를 높이기보다는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현대차·기아의 준비가 잘 돼있고 배터리나 반도체 등 인프라가 우수해 전동화 상황이 기회로 작용할 여지는 있다"며 "다만 국내는 보조금이나 세액공제율이 해외 대비 적고 최고경영자(CEO) 대상 형사처벌 조항이나 강성노조 등 장애물도 많아 악조건도 많으니 노조가 정신을 차려 양보할 부분은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각 브랜드 사측은 노조 요구와 함께 쟁의행위까지 예상되는 만큼 임단협에 신중히 임한다는 계획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5개 사 모두 실적이 나아진 만큼 노조 요구도 맞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과거처럼 극단적인 투쟁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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