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구광모 ㈜LG 대표(LG그룹 회장)가 이차전지(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하는 LG화학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현장 경영에 나섰다. 지난달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이 발표되고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이 나오면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직접 챙기려는 의도다.
18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17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양극재 공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권봉석 ㈜LG 부회장과 홍범식 사장, 이향목 LG화학 양극재사업부장(부사장)이 함께했다. 구 회장이 배터리 사업장을 찾았다고 알려진 것은 지난해 10월 폴란드와 미국 출장 이후 6개월여 만이다.
구 회장과 경영진은 양극재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생산 현황과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양극재는 배터리 사업 핵심 경쟁력 기반이자 또 다른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경쟁 우위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화학 청주공장은 양극재 생산 핵심 기지로 글로벌 사업장 생산량 가운데 절반 이상을 책임진다.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수명 등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IRA는 양극재를 '핵심 광물'로 분류했는데 이에 따르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한 것을 사용해야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청주공장에서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에 쓰인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가니즈·알루미늄(NCMA) 양극재를 생산한다. 연간 생산량은 올해 기준으로 약 7만톤(t) 수준으로 고성능 전기차 70만대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NCMA 양극재는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니켈 비중을 높인 것으로 이를 사용한 배터리는 같은 크기에 더 많은 전력을 저장할 수 있다. 또한 안전성이 높은 알루미늄을 더해 화재 위험을 줄였다.
LG화학은 현재 청주공장을 포함해 글로벌 사업장에서 연간 12만t에 이르는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완공 예정인 경북 구미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내년에는 연간 18만t으로 생산 능력이 커진다. LG화학은 양극재를 포함한 전지소재 사업 매출을 지난해 5조원에서 2027년 20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편 구 회장은 지난해 10월 폴란드와 미국을 잇따라 방문하며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 그는 폴란드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 공장과 미국 오하이오주(州) 얼티엄셀즈 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얼티엄셀즈는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완성차 제조사인 제너럴모터스(GM)이 합작해 설립한 배터리 셀·모듈 업체다.
LG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고 IRA와 CRMA 등 글로벌 배터리 소재 시장 변화에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응 방안을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