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중국 상하이 국립 전시센터에서 열리는 오토 차이나에 참가해 고객사를 위한 비공개 부스를 마련하고 각종 배터리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SDI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총 5번 오토 차이나에 참가했다.
삼성SDI는 이번 전시에서 고에너지밀도와 급속 충전 성능을 구현한 6세대 각형 배터리 'P6'을 소개했다.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P6은 전기차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다.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와 오는 2027년 양산 예정인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도 선보였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는 배터리 3사 모두 불참했다.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맞지만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가 주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서울모빌리티쇼를 2주 앞둔 지난 3월 15~17일 '인터배터리 2023'가 서울에서 개최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는 삼성SDI가 한국이 아닌 중국 모터쇼에 참가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SDI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보유한 중국에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경쟁사들과 차별화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삼성SDI와 나머지 두 회사의 대(對)중국 전략에는 차이가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맞춰 공격적으로 현지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중국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이와 달리 삼성SDI는 신중한 모습이다. 삼성SDI는 중국 톈진에 스마트 기기·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은 있지만 중국 기업과 합작법인은 전무한 상태다.
다만 삼성SDI는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연구개발(R&D)에 힘쓰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일 중국 상하이에 'SDI R&D 차이나(SDIRC)'를 설립했다. 독일 뮌헨과 미국 보스턴에 이은 해외 세 번째 배터리 연구소다.
SDIRC에서는 중국 우수대학·연구기관과 산학 협력을 추진해 특화 기술 확보에 전력을 가할 예정이다. 현지 인력과 핵심 기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목표다. 실제 삼성SDI는 지난해에만 R&D에 1조764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초격차'에 대한 의지가 드러난 셈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 전기차 시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략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경쟁사들이 중국에 적극적으로 공장을 설립하면서 캐퍼(생산 능력) 확장하는데 집중하는 반면 삼성SDI는 기술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