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3일부터 직원이 월 필수 근무시간을 충족하면 매월 하루씩 쉴 수 있는 '월중휴무'를 신설한다. 임직원은 매달 월급일인 21일이 속한 주의 금요일에 쉴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월 필수 근무시간이 160시간이라고 가정할 때 임직원이 168시간 근무하면 하루 쉴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 노사 협의에 따른 제도로 노사협의회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을 사측이 수용했다. 노사협의회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이 참여해 임금 등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기구다.
금요 휴무제 명칭은 부문별로 구분된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디벨롭먼트데이', 반도체(DS)부문은 '패밀리데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해피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으로 월중휴무제를 먼저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해피 프라이데이는 2주간 80시간 이상 일한 직원은 연차를 사용하지 않고 매월 셋째주 금요일에 쉴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내부 반응은 미적지근한 모습이다.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8시간 초과 근무해야 한 달에 한 번 쉴 수 있어 '삼성전자가 주4일제를 도입했다'는 보도는 사실상 오보"라며 "또 이미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 중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큰 차이는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이전까지 한 달 기준 8시간을 초과 근무해도 금요일에 출근해 '출근'을 찍고 1분 후 퇴근할 수 있었다. 회사 근처에 살지 않는 임직원은 1분 기록을 남기기 위해 회사까지 직접 와야 했다. 이른바 '찍턴(회사를 찍고 턴 한다)'을 해야 했던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분 찍턴'보다는 개선됐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는 있지만 다른 회사처럼 삼성전자도 당연히 있어야 하는 제도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라며 "어떻게 보면 하루 쉬는 만큼 다른 날 8시간 더 근무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