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화학, 배터리 등 9대 산업별 순환경제 선도 프로젝트를 선정한 'CE9(Circular Economy 9)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폐기물 조건을 충족하면 환경부가 일괄 규제를 면제해주는 등 업계에서는 업계에서는 기업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원활한 플라스틱 폐자원 확보를 위해 플라스틱 무인회수시설을 확충하는 등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또 폐플라스틱 해중합·플라즈마 열분해 등 기술 개발을 통해 고급 원료화에 나설 방침이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분야에서는 재사용 배터리 안전성 검사제도 도입 등 재사용·재활용 기반을 구축한다. 정부는 민간 주도로 회수에서 유통, 활용까지 통합 관리 체계 마련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전주기 이력관리 체계도 만들 계획이다.
정부 지원으로 혜택을 볼 업종은 크게 석유화학과 배터리 업계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늘려 왔다. LG화학은 물류센터 포장용 랩, 해양폐기물 등 재활용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 최초로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열분해유 기반 나프타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한 기업이다.
배터리 3사는 유럽연합(EU)이 최근 리튬과 코발트 등을 재활용하는 '지속가능한 배터리법'을 승인하면서 폐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사업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셀 단위로 분해해 핵심 원자재를 추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이 기술을 손에 쥐게 되면 핵심 소재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또 천연 광물 상태보다 정제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성일하이텍도 정부가 추진하는 CE9 프로젝트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성일하이텍은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원소재를 회수·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전 세계 폐배터리·폐플라스틱 시장이 2050년 각각 약 600조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래 경제 성장을 이끌어낼 기업들이 민관 협력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자원수급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준비하는 회사들이 정부 지원을 통해 더욱 속도감 있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