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대구은행, 고객 몰래 1000여건 '불법 계좌' 개설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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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2023-08-10 16:12:43

금감원 긴급검사…문서위조 증권계좌 개설 혐의

DGB금융그룹 대구은행 사진DGB금융
DGB금융그룹 대구은행 [사진=DGB금융]
[이코노믹데일리] DGB금융그룹 대구은행에서 고객 문서를 임의로 위조해 불법 계좌를 개설한 직원들이 적발됐다. 한 두 건도 아닌 무려 1000여건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은 10일 현재 대구은행 본점을 대상으로 긴급 현장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금감원은 대구은행에서 복수의 직원이 작년 1000여건가량 고객 문서를 위조해 증권 계좌를 개설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에 착수했다. 자체 감사를 진행했으나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해당 임의 개설이 의심되는 계좌 전건에 대해 철저히 검사하는 한편, 위법 및 부당 행위가 드러나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특히 은행 측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구은행 소속 일부 지점 직원 수십명은 고객을 상대로 증권사 연계 계좌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뒤 해당 계좌 신청서를 복사, 고객 동의 없이 같은 증권사의 계좌를 하나 더 만드는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최근 한 고객이 동의하지 않은 계좌가 개설됐다는 사실을 은행 측에 민원을 제기했고 자체 감사 단초가 됐다. 하지만 더욱 문제는 대구은행이 금감원에 해당 사실을 제 때 보고하지 않았고, 지난달에서야 영업점들에 공문을 보내 불건전 영업행위를 예방하라고 안내하는 데 그쳤다는 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구은행 영업점에서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높일 목적으로 1개 증권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 동의 없이 여타 증권계좌를 추가 개설한 건"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대구은행이 지방금융그룹 소속 은행 중 최초로 '시중은행'으로의 변화를 천명한 시점에서 이 같은 비위가 불거지면서 당국의 향후 승인 절차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시중은행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고객 신뢰 항목에서 이번 사건에 따른 '패널티'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에서다. 대구은행 측도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대구은행 측은 "검사 결과가 나오면 문제 되는 직원에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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