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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SK 최태원 체제 25년, 'BBC' 앞세워 매출 300조 시대 연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3-08-30 16:25:51

외환위기 때 취임해 큰 위기만 2번 넘겨

지난해 매출 224조, 자산총액 재계 2위로

투자 힘입어 배터리·바이오·반도체 '날개'

사회적 책임 강조…재계 맏형 노릇 '톡톡'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24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3에서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3'에서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SK그룹]

[이코노믹데일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음달 1일 취임 25주년을 맞는다. 최 회장은 재계 10대 그룹 오너 3세 가운데 가장 긴 총수 경력으로 어느덧 '원로' 반열을 목전에 뒀다. 최태원 체제 출범 사반세기에 이른 SK그룹은 일명 'BBC'로 통하는 바이오(Bio)·배터리(Battery)·반도체(Chips)를 앞세워 연 매출 300조원 시대를 향해 뛰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 회장이 이끈 25년간 매출은 6배, 영업이익은 9배로 늘었다. 최 회장이 취임한 1998년에서 지난해까지 그룹 전체 매출은 37조원에서 224조원이 됐고 영업이익은 2조원에서 19조원으로 급증했다.

SK그룹은 2012년 매출 100조 시대를 열었고 그로부터 10년 만에 200조를 넘겼다.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오는 2030년 무렵이면 매출 300조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서열을 결정짓는 자산총액은 같은 기간 33조원에서 327조원으로 10배 커졌다. SK는 최 회장 취임 당시 외환위기로 인해 재계 2위를 자랑한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되고 쟁쟁한 대기업이 무너지는 가운데서도 부지런히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을 밀어내고 삼성에 이어 2위를 꿰찼다.

부친인 최종현 선대 회장이 직물 사업 위주인 SK를 통신·석유·화학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면 최태원 회장은 BBC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꾀했다. 평소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입버릇처럼 강조했듯 최 회장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체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석유 사업을 해온 옛 유공은 탄소로 먹고 사는 기업이 아닌 '그린(green)'을 추구하는 종합 에너지 기업 SK이노베이션으로 변신했다. 배터리와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소재, 자원 재순환은 SK이노베이션이 집중하는 분야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은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차 등 완성차 제조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매서운 성장세를 보인다.

반도체는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며 핵심 사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SK하이닉스는 과거 LG그룹과 현대그룹을 거치며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D램 업체로 최근에는 낸드플래시와 더불어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힘을 주고 있다.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를 쌍두마차로 한 바이오 사업은 한국이 신약·백신 개발에 뒤처졌다는 인식을 깨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각각 뇌전증 치료제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며 한국 바이오 산업의 전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회장은 그룹 몸집을 키우는 데만 몰두하지는 않았다.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 인물이다. 2018년에는 국내 대기업집단 최초로 기업 활동으로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하는 시도를 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SK그룹 전 계열사가 만들어낸 사회적 가치는 20조5566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뒤로는 재계 총수 가운데 사실상 맏형으로서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열중하고 있다. 최 회장은 운동 중 부상을 당해 목발을 짚은 와중에도 해외 여러 나라를 돌며 '한 표'를 호소했다.

최근에는 정유 사업 실적 악화와 최악의 반도체 불황, 자금 운용 어려움을 돌파할 도전 과제를 떠안았다. 외환위기 때 총수를 맡아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와 코로나19 경제위기 등 10년 단위로 찾아온 파고를 넘기며 증명한 '최태원 뚝심'을 다시 보여줄 때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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