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을 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약 197.6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8.9% 증가했다. 이 시기 세계 80개국에서 등록된 전기차 대수를 토대로 집계된 결과다.
업체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이 경합을 벌인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는 전년(35.2GWh) 대비 59.7% 성장한 56.3GWh만큼 사용돼 점유율 28.5%로 1위를 지켜냈다. CATL은 같은 기간 점유율을 20.8%(25.9GWh)에서 27.7%(54.7GWh)로 대폭 끌어올리며 LG에너지솔루션에 단 0.8%포인트(P) 차이로 뒤졌다.
SK온과 삼성SDI를 포함한 국내 3사 점유율 합계는 5.6%P 하락한 48.3%였다. SK온과 삼성SDI 배터리는 각각 21.6GWh(점유율 10.9%)와 17.5GWh(8.9%)가 사용됐다. SK온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메르세데스-벤츠 EQA·EQB가 견인차 역할을 했고 삼성SDI는 BMW i 시리즈와 아우디 Q8 E-트론, 리비안 R1T 등이 견조한 판매 실적을 올린 덕을 봤다.
국내 3사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CATL의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CATL은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 유럽·북미·아시아 수출 물량, 메르세데스-벤츠 EQS, 볼보자동차 XC40 리차지 등이 판매 호조를 보이며 배터리 사용량이 껑충 뛰었다.
또 다른 중국 업체인 BYD도 0.6GWh에서 3.3GWh로 늘어 점유율이 3배 넘게 올랐다. 사용량 증가 속도로만 보면 가장 높았다. 전기차를 직접 제조·판매하는 BYD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성공 요인으로 꼽힌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주력 모델인 아토 3를 유럽·아시아 시장에 내놓으며 배터리 사용량이 늘어났다.
일본 파나소닉은 배터리 사용량 30.4GWh로 3위를 지켜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38.4%였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마쓰다를 핵심 고객사로 뒀다.
SNE리서치는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 의지에 따라 비(非)중국 시장에서 연이은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시장 판도가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SNE리서치는 이어 "LFP 배터리 사용량이 적은 유럽에서 향후 중국 업체 시장 점유율 변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