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체들은 탈(脫) 탄소 기조에 따라 석유 연료가 아닌 친환경·바이오 연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발 과잉 공급으로 수익성 악화에 더해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이 불안정해지자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 것이다.
LG화학은 지난 5월 친환경 분야 매출을 지난해 1조9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8조원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2024년 1분기(1~3월)에 자연에서 산소, 열 반응으로 빠르게 분해되는 생분해 소재(PBAT) 양산을 시작한다.
또 실생활에서 버려지는 페트(PET)병으로 바닥재 원료인 친환경 가소제를 만들어 플라스틱 순환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가소제는 폴리염화비닐(PVC)의 유연성과 탄성을 향상하는 필수적인 첨가제로 주로 바닥재, 자동차 시트 등을 만들 때 사용된다.
LG화학이 가장 공을 들이는 사업은 전지소재 사업이다. LG화학은 30일 컨퍼런스콜에서 " “전지재료 사업은 LG에너지솔루션 외에 의미 있는 신규 고객과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양극재 외에도 분리막, 탄소나노튜브(CNT) 등 부가소재 사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퓨어 실리콘 음극재,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진심이다. 롯데케미칼은 울산공장을 오는 2030년까지 화학적 페트(PET) 공장으로 탈바꿈한다. 울산 2공장에는 해중합 공장을 신설해 11만톤(t)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PET 생산설비 구축을 앞두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플라스틱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에 따라 일회용품 사용 규제 계도기간 종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과 시설 구축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한화솔루션도 주력 사업으로 석화 부문이 아닌 태양광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1위를 수성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1.7기가와트(GW) 규모였던 미국 내 모듈 생산 능력을 내년 상반기 8.4GW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전역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업계의 3분기 실적은 여전히 지난해 수준으로 올라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30일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은 매출 13조4948억원, 영업이익 8604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은 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5%, 5.6% 감소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상황도 마찬가지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 3분기 실적에 대해 "흑자 전환은 가능하겠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은 올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 실적에 대해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 실적 회복을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