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2023 이코노믹데일리 제약바이오포럼' 첫 번째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의약 산업 동향을 이같이 진단했다.
정 원장은 "제약회사들이 신약 연구를 많이 했지만 환경이 복잡해지고 허가, 약가(藥價), 보험과 관한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투자 비용이 계속해서 늘어났다"며 "아웃풋(산출)이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고 연구개발(R&D)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아웃소싱(위탁), 인수합병(M&A), 산학협력, 라이선스 거래 등으로 패러다임 바뀌고 있다"고 봤다.
각 단계별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면서 의약품 위탁생산 전문회사(CMO), 위탁개발생산 전문회사(CDMO), 유통 전문회사(CSO) 등으로 분화하는 양상이다. 최종적으로 모든 과정을 위탁하는 가상 통합형 제약회사(VIPCO) 등장도 현실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의약품의 빠른 개발, 생산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준 사건이다.
정 원장은 의약품 개발·생산 유형과 품목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과거에는 대량 생산 위주였지만 지금은 고가의 항암제나 특수 치료제, 다시 말해 '스페셜티' 쪽으로 무게 중심이 빠르게 이동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CMO·CDMO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분자 구조가 복잡하고 그것이 조금만 바뀌어도 변질되기 쉬운 바이오 의약품이 널리 쓰일수록 CMO·CDMO의 역할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정 원장은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CDMO 시장은 2020년 113억8000만 달러(약 14조7000억원)에서 2026년 203억1000달러(26조2000억원)로 연 평균 1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며 "광범위한 전문 지식이 필요한 차세대 항암 치료제 분야가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오 의약품 CDMO 최적 입지와 관련해서는 일반적으로 유럽이 지목되지만, 아시아도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기업이 주축이 돼 지난 10년 동안 빠르게 발전한 점이 눈에 띄었다. 정 원장은 "2025년 동물세포 기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용량 상위 5개 기업 중 3곳이 삼성바이오로직스(2위)를 포함한 아시아 CMO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원장은 CMO·CDMO 생산성을 끌어올릴 생산 방식으로 '연속 생산(CM)'을 소개했다. 정 원장은 "CM은 여러 프로세스를 자동으로 제어해 전체 운영을 단순화하고 작업 부하를 줄일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CM 도입 논의와 연구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