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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韓 철강, 일본제철·US스틸 합병 된서리…공룡 출현에 경쟁력 약화 '비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은주 기자
2023-12-19 19:16:58

일본제철, US스틸 품고 세계 3위 도약

해외사업 확장 가능성에 韓시장 '긴장'

포스코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사진 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사진=포스코]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엔저 현상(엔화 가치 하락) 영향으로 일본산 철강재 수입량이 늘면서 밀려난 국내 철강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일본 철강 업체가 미국 기업 인수를 결정하고 해외사업 강화와 미래 사업 도모를 계획함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사장은 19일(현지시간) "경제 안보를 목표로 두고 있다"며 미국의 US스틸을 149억 달러(약 19조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 대응하는 철강 공급망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며 "양사의 장점을 결합해 세계 최고의 철강사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전체 주식을 1주에 55달러로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일본제철의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4437만톤(t)으로 세계 4위이다. US스틸은 1449만t을 생산해 미국 내에서 3위, 세계 순위 27위에 자리 잡고 있다. 두 기업의 조강 생산량을 합하면 5886만t으로 기존 3위인 안스틸그룹(5565만t)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오를 전망이다.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 일본제철은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글로벌 제조업 성장 정책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고 판단, '해외 사업'을 기업 성장 핵심으로 삼고 조강 생산량을 1억t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에 대한 대비도 구축할 전망이다. 일본과 미국 철강업계도 고로에서 대규모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수소환원제철공법과 미세먼지 감축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본제철은 관련 기술에 앞서 있는 만큼 공동 연구를 통한 결과물을 뽑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제철의 사업 확장력에 국내 철강업계도 긴장의 끈을 쥐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일본으로부터 수입된 철강재는 519만6000t으로 늘었다. 일본제철이 해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경우 방어할 여력이 없는 국내 철강사는 속수무책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US스틸이 전기차 모터에 반드시 필요한 철강제품인 '무방향성 전자강판' 생산 설비를 본격 가동 중"이라며 "전기차에 사용하는 고기능 강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US스틸의 생산 설비와 일본제철의 기술력이 합쳐지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선 한국 철강사들도 사업다각화나 제품 혁신 등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기 부양 정책이 국내 철강업계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편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일본제철의 US스틸이 막 알려져 철강업계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알아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타격에 대해서 확언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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