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11시께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그라운드 220'에서 만난 정모씨(25)가 기대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환하게 웃으며 구석구석 사진을 찍는 그녀의 모습은 테마파크에 와 있는 어린 아이 같기도 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이곳은 바로 '그라운드 220'이다.
그라운드 220은 LG전자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오픈한 신개념 체험 공간이다. 지난 15일 정식으로 개장한 이곳에서는 LG전자의 최신 가전 제품 체험뿐 아니라 Z세대가 기획하고 제안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건물 외관은 팝업스토어라기보다는 마치 전시관 같이 느껴졌다. 외관 아트웍은 생동감 있는 색과 환상적 패턴으로 잘 알려진 영국 런던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린다 바리츠키가 디자인했다. 삶의 변화를 이끄는 긍정적 에너지를 스타일러, 스탠바이미, 그램, 틔운 등 LG전자를 대표하는 제품과 함께 담았다.
LG전자는 '그라운드 220'에 Z세대가 건강한 일상을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는 취지를 살렸다. 테마는 총 세 가지로 △제품과 함께하는 일상을 자유롭게 경험하는 '루틴 그라운드' △신제품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팝업 그라운드' △제품을 활용한 클래스로 취미와 생활을 탐구하는 '커뮤니티 그라운드'로 구성했다.
건물 2층으로 들어서니 안내 데스크에 있던 직원들이 웃으며 반겼다. QR 코드를 인식한 후 홈페이지 회원가입을 마치면 그라운드 220에서 필요한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아바타에 어울리는 체험과 관련된 티켓을 부여받으면 티켓을 들고 공간에서 체험 후 QR코드로 인증하는 방식이다.
기자는 우선 루틴 그라운드의 '드레스 드웰' 코너에서 입고 있던 외투를 맡겼다. LG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에서 케어가 진행될 동안 섬유 향수를 시향해볼 수 있다. 섬유 향수는 총 6종으로, 케어가 끝난 외투에 원하는 향을 뿌려보기도 했다.
체크인만 완료하면 어떤 제품이든 원하는 장소에서 편한 자세로 대여할 수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통상 가전업체들의 팝업스토어에서는 한 자리에서만 제품을 이용해볼 수 있도록 한다. 아예 들어볼 수도 없게 선으로 고정해두는 곳도 있다. 전자기기를 손에 들고 이동하다보면 파손 또는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쪽에 의자와 빈백 쇼파들이 놓인 라운지에서는 'LG 스탠바이미고'와 'LG 스탠바이미'를 이용해볼 수 있다.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 고객들이 체스, 같은 그림 찾기 게임을 하거나 편한 자세로 TV를 시청하기도 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각종 음료와 빵류도 즐길 수 있다.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그라운드 220이 위치한 양평동은 서울의 중심과는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탓에 교통이 편리하진 않기 때문이다. 삼성이 지난 6월 개장한 대규모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강남'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삼성 강남은 'MZ세대의 놀이터'로 불리는 서울 강남대로 중심 상권에 위치해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기자는 그라운드 220에 상주하는 직원에게 왜 양평동으로 입지를 정했는지 물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양평동은 자연과 예술이 인접한 입지로 '충전·성장·영감'이라는 콘셉트를 구현했다"며 "근처에 문래동, 합정, 홍대 등 Z세대들이 많이 다녀가는 곳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한편 사전 예약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 그라운드에서는 전문가에게 매달 새로운 취미를 배울 수 있다. 올해는 니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다와에게 스탠바이미로 겨울 뜨개질 배우기, 요가 명상 전문가 진영이 가르쳐 주는 브리즈로 명상하기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