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주식양수도 △현물출자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7703억원)와 OCI그룹 지주회사인 OCI홀딩스 지분 10.4%를 맞교환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가 되고,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겸 한미약품 사장(한미家 장녀)은 OCI홀딩스 1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거래가 완료되면 두 그룹은 하나의 기업으로 공동경영을 이어 나가게 된다. 또한 양 그룹의 강점들을 접목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 이번 통합으로 한미그룹의 경우 10년 이상 막대한 자금투자가 전제돼야 하는 신약개발에 강력한 R&D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에너지·화학기업인 OCI그룹은 그동안 한미약품 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히 전개해 온 제약바이오 사업 분야와 미국, 동남아, 일본 등 OCI그룹의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통합에 대해 장남 임종윤 사장은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한미 사이언스와 OCI 발표와 관련해 그룹에서나 가족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없다”며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으로 제대로 입장을 표명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15일 오전 한미그룹은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으로,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임종윤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9.91%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그룹통합 추진은 임종윤 사장의 어머니 송영숙 회장과 여동생 임주현 사장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형인 임종윤 사장과 뜻이 같음을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결론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 보이며 장·차남 VS 모녀의 구도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합친 지분은 19.32%로 모녀가 가진 지분의 19.85%보다는 조금 모자라지만 비슷하기 때문에 향후 어떤 흐름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