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를 개최했다. 약 1시간 10분간 진행된 언팩에서는 전화·메시지, 카메라, 검색, 업무를 비롯해 스마트폰 사용 경험 전반에 AI를 접목한 모습을 소개했다. 언팩 행사가 열린 새너제이는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 미국 본사와 인접한 곳이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은 이날 "갤럭시 S24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새로운 모바일 AI폰의 시대를 열 것"이라며 "갤럭시 AI는 사용자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언팩 행사는 대부분 시간이 AI 기능을 설명하는 데 할애됐다. 통화 중 상대방의 말을 사용자 국가의 언어로 실시간 번역해 텍스트로 보여주는 모습이 시연됐다.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내장된 삼성 키보드만으로 번역이 가능해졌다. 구글과 협업해 탄생한 검색 특화 기능인 '서클 투 서치'도 소개됐다. 웹 서핑 중 찾은 사진에서 원하는 곳에 동그라미를 그리기만 하면 그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한다. 카메라와 사진 편집 기능도 완성도를 높였다.
크기는 전작과 비슷하지만 화면이 커졌다. 상위 기종인 갤럭시 S24 울트라와 플러스는 대각선 길이가 169.1㎜(6.7인치), 일반 모델은 156.4㎜(6.2인치)로 각각 늘어났다. 전면 디스플레이에 코닝의 최신 유리인 '고릴라 아머'가 사용돼 빛 반사 현상이 75% 줄었다. 이와 함께 화면 최대 밝기가 2600니트(nit)로 높아져 햇빛이 내리쬐는 야외에서도 시인성이 좋아졌다.
시리즈 최초로 외부 테두리(프레임)에 티타늄 소재를 사용한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기존에 쓰인 알루미늄과 비교해 내구성이 향상되고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설명이다. 티타늄 프레임은 앞서 출시된 경쟁 모델 애플 아이폰15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밖에 배터리, 스피커, 버튼 등 재활용 소재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국내 판매 가격은 갤럭시 S24 울트라 △256기가바이트(GB) 169만8400원 △512GB 184만1400원 △1테라바이트(TB) 212만7400원이다. 플러스 모델은 △256GB 135만3000원 △512GB 149만6000원, 일반 모델은 △256GB 115만5000원 △512GB 129만8000원이다. 플러스와 일반 모델은 인상폭이 크지 않지만 울트라는 1TB 기준으로 전작(196만2400원)보다 16만원가량 오르며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겼다. 사전 판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 운영체제(OS)·보안 업데이트 기간을 7년으로 늘렸다. 제품 생애주기를 연장해 단말 교체 빈도를 줄이고 자원을 절약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