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기후 변화 대응을 테마로 조성된 뮤추얼펀드의 판매 실적이 지난 2년 동안 죽을 쒔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비우호적인 거시 환경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로 석유 가격이 상승하며 재생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줄고 실적이 위축돼 지난 2년 새 75% 급감이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펀드평가사 모닝스타가 집계한 잠정 수치에 기반해 기후 테마 뮤추얼펀드가 끌어모은 자금이 2023년 378억 달러(약 50조5000억원)로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가 인용 보도한 FT 기사에 따르면 이는 사상 최대치를 찍었던 2021년 1510억 달러(약 202조원)와 비교해 극적으로 급감한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기후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전망은 어떠할까.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달 26일 회사 2대 주주이자 유럽 1위, 글로벌 10위 자산운용사인 아문디가 프랑스 파리에서 '2024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전망’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아문디는 ESG 투자에 있어 운용 규모 및 운용 전략 측면에서 선도적인 자산운용사로, ESG 운용 프로세스·상품개발·ESG 경영 등에 있어 NH-아문디자산운용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아문디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5일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2023년을 ESG 투자가 빠르게 주류로 자리매김한 해라고 평가했다. 또한 아문디는 △정책 △기후 △공공민간 공동투자 △지속가능 리스크 △유럽연합(EU) 지속가능금융실행계획 △ESG에 대한 반발 등을 주요 6개의 주요 트렌드로 짚으며 "올해는 ESG 투자가 더욱 가속화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로디 로젤 아문디그룹 ESG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향후 몇년 간 전 세계가 안정적이고 질서 있는 ESG 전환 시나리오대로 움직인다면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뱅상 모르티에 아문디그룹 총괄 CIO는 “어려운 시장환경에도 ESG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부터 ESG 테마 및 임팩트 전략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 여러가지 이유로 ESG 투자가 위축되고 수익률이 시원찮았던 것은 분명하지만 하나 뿐인 지구를 살리고 인간과 생태계가 함께 숨 쉬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저탄소 친환경에 대한 투자를 하는 당위성은 너무나 분명하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ESG 전문지 ‘ESG경제’는 올해 시행될 지구촌의 굵직한 ESG 투자 혹은 투자 예측에 관해 다음과 같이 추렸다.
•미국 에너지부는 건물의 전기화 촉진, 현장 태양광 추가, 열 펌프 설치 등을 포함해 31개 연방 시설의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에 1억400만 달러(약 1862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연방 정부가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목표와 관련 있다.
•프랑스 컨설팅 그룹 캡제미니(Capgemini)는 ‘더 밝은 미래 수용: 2024년 투자 우선 순위’란 연구를 진행하며 15개 국가, 9개 산업 분야에서 연간 수익이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인 기업 리더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올해 지속 가능성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는 답을 얻었다. 이는 지난해 응답(33%)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는 탈탄소화 프로젝트와 기술, 저탄소 솔루션에 대한 투자를 2030년까지의 이전 목표(15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어 230억 달러(약 29조9000억원)로 늘렸다. 이는 ADNOC 이사회 연례 회의에서 2045년까지 넷제로를 앞당겨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최대급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나가사키에 들어선다. 올봄 본격 착공, 2025년 완공 및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투자액은 200억엔(약 1조8200억원)으로 발전 능력은 480메가와트(MW), 연간 일반 가정 약 17만3000 세대에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다.
한편 지난달 24일 'ESG 정책 현황'을 주제로 한국경제인협회 주최로 열린 '제8차 K-ESG 얼라이언스' 회의에서 김윤 K-ESG 얼라이언스 의장은 "ESG 기준이 높아짐에 따라 적극적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투자하는 기업들도 관련 정보 수집에 목말라하고 있다"며 "ESG 정책·규제 물결 속 정보의 옥석 가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