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기점으로 위축됐던 원자력 발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상승하고 2050년까지 세계 각국이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이란 목표를 앞두고 부흥기를 맞았다. 원전으로 선회하는 국가들 가운데 단연 그 선두는 서유럽 최고 원전 보유국 프랑스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해외시장뉴스의 최신 '글로벌 이슈 모니터링(1월 10일자)'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2023년 기준 총 18개 발전소에서 56기 원자로를 보유, 전체 전력의 70%를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하는 나라다. 이처럼 전체 전력의 상당 부분을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오는 2026년부터 13기가와트(GW) 규모의 유럽형 가압경수로(EPR) 2타입 원자로 8기 추가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당선 이후 친환경 에너지 전환 기조는 지키되 원자력 발전은 지속하는 에너지 정책 방향을 설정해왔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2021년 이후 혁신적 소형모듈형원자로(SMR) 계획을 포함하는 미래산업 육성 투자계획(2021년 10월), 2050년까지 EPR 2타입 원자로 6기 추가 건립 계획 등 지속적인 원자력 발전‧강화 정책을 발표해왔다.
지난 7일 발표된 EPR 2타입 원자로 8기 추가 건설 계획은 2035년까지 프랑스 에너지원 중 화석 연료 비중을 현재의 60%에서 40%로 낮추기 위한 것으로, 프랑스송전공사(RTE)에 따르면 프랑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현재 수준의 원자력 발전량을 유지하되 저탄소 에너지 비율 증강 필요 때문에 EPR 2타입 원자로 8기 추가 건설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PR 2타입 원자로는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개발, 초기 건설비와 운전 유지비가 기존 원자로 대비 적고 안전을 위한 다중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의 재생에너지 개발 속도는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 대비 느린 편이다. 오죽하면 지난 2020년 기준 최종 에너지 소비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목표(23%)에 도달하지 못한 유일한 EU 국가가 프랑스다.
마크롱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 발전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며, 재생에너지 대규모 개발을 위해서도 △2050년까지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용량 10배 확대(100GW 목표) △해상풍력 발전소 40GW 도달 △육상풍력 발전량 40GW로 두 배 이상 확대 등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