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건물 올려도 돈 못 번다…건설 수익 2%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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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진 기자
2024-02-20 09:48:46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 공사 현장 부지 연합뉴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 공사 현장 부지 [연합뉴스]
건설사 수익이 끝없이 급락하고 있다. 매출은 올랐지만, 원가율이 치솟아 영업이익은 반토막에 불과한 것이다. 고금리 상황의 장기화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분양가가 오르면서 미분양은 쌓이고 수익은 악화해 건설사가 조만간 한계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 중 현재까지 지난해 실적을 공개한 7개 건설사의 매출 총액은 96조 3971억 원으로 전년(78조 7860억 원) 대비 22.4% 늘었다. 국내 주택 시장 부진에 해외 수주를 늘린 게 매출액 증가로 이어졌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이 29조6514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39.6% 늘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카타르 태양광 사업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 본격 매출이 발생해 지난해 매출액이 32.3% 증가한 19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HDC현대산업개발(27.1%), 대우건설(11.8%), GS건설(9.7%), 포스코이앤씨(7.7%), DL이앤씨(6.6%) 등 나머지 건설사 모두 매출액이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줄었다. 7개 건설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총액은 2조8209억원으로 전년(3조 6866억원)보다 23.5% 줄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1조340억원), 현대건설(7854억원), HDC현대산업개발(1953억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4개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DL이앤씨(3312억원)가 33.3%, 대우건설(6625억원)이 12.8%, 포스코이앤씨(2010억원)가 34.9% 하락했다.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부담 가중, 주택사업 등에서 원자잿값 상승 여파로 분석된다. GS건설은 인천 검단 아파트 재시공 비용 반영으로 3885억원 적자 전환했다.
 
반면 수익성은 급락했다. 7개 건설사 중 그나마 이익을 남긴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4.7%) 1곳뿐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2022년 6%에서 지난해 5.4%로, 현대건설은 2.7%에서 2.6%로, DL이앤씨는 6.6%에서 4.1%로, 대우건설은 7.3%에서 5.7%로, 포스코이앤씨는3.3%에서 2%로, GS건설은 4.5%에서 2.9%로 감소했다.
 
이들 7개 건설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2년 4.7%에서 지난해 2.9%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대형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2021년에 10%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2년 만에 2%대까지 급락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외형은 성장해도 내실은 악화하는 구조가 굳어져 조만간 건설업계가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원자잿값 폭등, 부동산 PF 부실, 안전 규제 강화 등으로 원가율이 계속해서 오를 가능성이 높아서다.
 
건설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영업이익률이 10% 수준은 나왔는데 이제는 2대다”며 “차라리 사업을 진행하는 것 보다 연 금리 3~4%대인 은행 예금에 돈을 넣는데 더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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