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기업별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월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포스코홀딩스는 같은 달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각각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아직 일정을 공고하지 않은 기업도 이를 전후로 주총을 열 것으로 예상돼 올해도 3월 중하순이 '슈퍼위크'가 될 전망이다.
증시 시가총액 기준 부동의 1위이자 재계 맏형인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 사내이사 선임이 불발됐다. 이와는 별개로 주총장 밖 분위기는 노조가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측과 2024년 임금협상 중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결렬을 선언한 데다 관계사 간 초기업 노조까지 출범해 노사관계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 창립 이후 60여년 동안 그룹 전체에 적용된 '무노조 경영' 방침이 2020년 폐기되면서 노조 설립 움직임이 봇물 터지듯 일었다. 지난해와 올해는 성과급에 불만을 품은 직원이 늘어나면서 노조는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쟁의행위를 위한 법적 절차에 돌입한 전삼노는 조합원을 1만8000명까지 확보했다. 지난해 말(1만명)보다 80%가량 늘어난 수치다.
교섭 대표 노조인 전삼노를 포함해 삼성전자 내 5개 노조, 관계사 초기업 노조 등은 다음달 주총에 맞춰 피켓·트럭을 이용한 시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노조는 성과급 지급 기준 공개와 임금 인상, 그룹 차원의 임금 가이드라인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본사 주소지 변경건으로 홍역을 치른 포스코홀딩스도 예사롭지 않다. 포스코홀딩스는 다가올 주총에서 최정우 현 포스코그룹 회장 후임을 결정한다.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와 관련해 지역 단체인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공정성 시비를 일으키며 전운이 감돈다.
범대위는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에 대해 취임 반대 의사를 공식화했다. 포스코그룹 내부에서는 주총 당일 범대위 측이 집단 상경해 위력을 행사할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범대위는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본사를 경북 포항에 둬야 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경영권 분쟁 전력이 있는 이해관계자와 표 대결을 벌여야 하는 기업도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행동주의 펀드와 손잡고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세 번째로 주주제안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는 배당금 상향과 이사회 진입을 목적으로 움직였으나 주주 다수의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롯데와 한미약품 등도 주총을 조용히 치르긴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