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지난해 신형 AI 반도체를 내놨고, 20일 삼성전자의 AI반도체 자체개발 착수 소식이 전해졌다.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각각 9000조원, 133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아 AI반도체 개발에 뛰어들 예정이다.
AI 반도체에 천문학적인 돈이 몰리며 반도체 성능 향상을 위한 투자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중 후공정 부분에선 기존 플라스틱 기판을 대체할 차세대 소재로 유리 기판이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SKC가 유리 기판에 일찍이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이어왔었다.
SKC는 2021년 말 '앱솔릭스'를 설립하며 유리 기판 시장에 뛰어들었다. 반도체가 계속해서 미세화된다면 후공정에서 성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 봤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 조지아에 1단계로 2억4000만 달러(약 3200억원)을 투자해 유리 기판 공장을 건설했다. 향후 3억6000만 달러(약 4800억원)를 추가 투입할 의지도 보였다.
유리 기판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인쇄회로기판(PCB)보다 더 미세하게 반도체를 그릴 수 있다. 플라스틱은 표면이 울퉁불퉁하지만 유리는 매끈하기 때문이다. 두께도 25% 얇으며 소비 전력은 30%까지 줄일 수 있어 데이터센터의 소형화와 소비 전력 개선이 가능하다.
조지아에 건설 중인 유리 기판 공장은 올해 1분기 중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 이후엔 고객사의 견본을 생산하며 품질 인증 절차가 진행된다.
완공과 양산 시점에 대해서 SKC 관계자는 "기계적으로 완공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반도체는 워낙 미세한 변화가 품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인증 절차가 까다로워 양산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리 기판이 올해 중 인증 작업을 마치고 계획대로 양산에 들어간다면 SKC의 수익성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C는 지난해 매출 1조5708억원 영업손실 21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022년) 대비 매출은 34.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62억원에서 적자전환 했다.
한편 SKC 이외에 삼성전기와 인텔도 유리 기판 사업에 뛰어든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기술(IT) 박람회 CES2024에서 2026년까지 유리 기판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2030년까지 유리 기판 적용을 공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