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더 배터리 콘퍼런스'에서 차세대 배터리 관련 기술 개발과 사업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각하는 차세대 배터리로 리튬황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를 꼽았다. 김 전무는 "(리튬황, 전고체) 각각 양산 시점을 2027년, 2030년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경쟁사보다 양산 목표 시점이 늦지만 제대로 된 연구를 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말했다.
리튬황은 전해질 활성화를 유도하는 핵심 소재로 안정성이 높아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꿔 화재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
김 전무는 "충전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좋겠지만 급속 충전을 하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손해 보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메인스트림은 퀵차징 20~30분, 주행거리는 500~600㎞이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고 안전성이 있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연사로 나선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업계 동향과 자사 로드맵을 공개했다. 고 부사장은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전고체 전지의 빠른 출시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며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2027년으로 정하고 실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계획대로 양산이 진행된다면 삼성SDI가 LG에너지솔루션보다 3년 가까이 앞선 셈이다.
고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완성차 업체(OEM) 세 곳에 프로토타입을 제출했다"며 "전고체 배터리 양산 라인을 어떤 규모로 지을 지는 올해 상반기 중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삼성SDI는 전날(6일) 인터배터리 2024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준비 로드맵을 처음으로 공유했다. 지난해 신설된 ASB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시제품을 생산하는 등 본격적인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삼성SDI는 9분 충전에 600km를 가는 배터리를 오는 2026년 양산하겠다는 목표도 발표했다. 고 부사장은 "5분, 한 번 충전으로 300km만 가면 소비자의 99.6%가 커버 된다"며 "급속 충전과 긴 수명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기조 연설을 발표한 이존하 SK온 연구위원도 급속충전을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오는 2030년이면 10분 만에 급속 충전이 가능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SK온은 7분 만에 급속 충전이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을 개발했지만 충전 시간이 9분 이하로 내려가면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온은 이번 인터배터리 2024에서 18분 만에 급속 충전이 되는 어드밴스드 SF(Super Fast) 배터리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배터리는 기존 SF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9% 높이면서 급속 충전 시간은 유지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충전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15분 급속 충전까지는 350킬로와트시(kW) 급속 충전기로 충전 가능하다"며 "450kW 이상 급속충전기가 개발된다면 10분 급속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