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만은 지난해 삼성전자 부문 중 유일하게 전년(2022년) 대비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DS), 디바이스경험(DX),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매출 감소세를 나타낼 동안 하만은 8.9% 증가한 매출 14조3885억원을 올렸다.
하만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작년에 달성한 전체 영업이익(6조5669억원)에서도 17.9% 차지하는 수준이다. 지난 2022년 하만 영업이익 비중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2%에 불과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재고자산도 전년 대비 12% 감소한 1조8498억원을 기록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최고 실적을 달성한 데에는 차량의 정보기술(IT) 기기화에 따른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 기능을 강화하면서 전장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에도 기술적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소비자들이 차량을 선택할 때 단순 이동수단 기능보다 이동할 때 즐길 수 있는 '차량 내 경험'을 중요시하는 추세다. 하만은 이러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보다 편리하고 차별화된 맞춤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만은 전장 시장에서 차량 내 경험의 중심이 되는 디지털 콕핏과 카 오디오 분야에서 선도적인 시장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 콕핏이란 운전자 주변 통합 시스템으로, 글로벌 디지털 콕핏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기록하는 등 업계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 전장사업에 삼성전자의 무선통신, 디스플레이 등 IT 기술을 지속적으로 접목시켜 차량의 IT 기기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하만뿐 아니라 글로벌 전장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은 전 세계 전장 시장 규모가 올해 4000억 달러(약 525조원)에서 오는 2028년 7000억 달러(920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