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거제 선거구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세운 조선소 외국 인력 축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주장과 달리 급여 수준이 올라간 상황임에도 국내 인력 수급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젊은 인력이 ‘지방’에 위치한 조선소를 기피하는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조선산업기본법 제정’과 ‘외국인 노동자 쿼터제 확대 원점 재검토’를 1·2호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조선산업기본법은 적정 임금을 보장함으로써 내국인 채용을 늘리고 국내 조선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한다. 큰 틀에서는 거제시 인구를 늘리고 경제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변 후보는 지난 2일 TV 토론회에서 “최근 몇 년간 외국인 노동자가 늘었지만 지역 경제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조선업은 장기근속이 가능한 숙련 노동자가 중요한 만큼 외국인 노동자 쿼터제 확대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는 “조선산업과 지역 경제가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우려가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조선업 현장에 투입된 인력의 85.9%(1만2339명)가 외국인이다. 조선업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법무부가 외국인 노동자 쿼터를 기존 5000명에서 3만5000명으로 대폭 확대한 영향이다. 업계에 따르면 거제에 사업장을 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외국인 직원수는 각각 2300명, 1500여명으로 추정된다.
서일준 국민의힘 후보는 공약에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조선소 외국인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변 후보와 같은 입장이다. 그는 “최저임금 상승과 주 52시간 근무 등으로 조선소 근무 장점을 없애버렸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신기술과 극한공정 자동화 등을 통해 임금인상 재원을 만들어 내국인 임금을 올린다면 외국인 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사들은 외국인 근로자 수가 늘어나는 현실에 맞춰가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소들 입장에서도 한국인 근로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상황 자체가 지방에 위치한 제조업에 전문 인력들이 모이지 않아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유권자 표를 얻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지면 한국인 근로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 아니냐는 일방적 주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