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 중국철강협회(CISA)는 철강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목표로 하는 ‘철강산업 15차 5개년 계획(2026~2030)’을 준비 중이다.
5개년 계획은 공급 과잉으로 포화 상태인 중국 철강 시장 문제를 질적 발전으로 해결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지난 2015년 과잉 공급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생산 제한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한계가 있다는 걸 경험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철강 공급과잉 문제를 겪던 중국 정부는 노후 설비와 불량 설비 총 2억5000만t을 폐쇄해 해결했다. 하지만 올해 또 다시 철강 물량이 쌓이면서 중국 정부와 업계는 질적 발전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타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5개년 계획엔 저탄소 관리체계 구축,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 전략, 2030년까지 전기로 비중 15~20% 확대 등 친환경·고품질 철강을 생산하기 내용을 담기로 했다.
중국 철강사들도 정부의 철강산업 고품질 발전 방향에 맞춰 공장에 자동화 로봇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최대 철강그룹인 보무강철그룹은 지난해 8월 로봇 1250대를 생산라인에 투입해 2800명의 작업 인력을 대체했다. 오는 2026년까지 로봇 1만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4대 철강 기업 중 하나인 안산강철은 전력 시스템, 광산 등 다양한 작업 현장에 순찰 로봇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철강 고급재 수출이 증가하면 국내 철강업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CISA는 지난해 전체 철강제품 수출이 9000만t을 상회하며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철강협회는 지난해 한국의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이 873만t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수치로만 본다면 중국의 철강제품 수출량 중 10% 가량이 한국 시장에 들어온 셈이다.
특히 조선업 호황의 영향으로 후판 수입량은 지난해 199만t으로 2016년(216만t) 이후 처음으로 200만t에 육박했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와 차량 등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고품질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철강 품질이 많이 향상돼 국산 제품과 차이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철강사들이 품질 제고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창도 포스리차이나 수석대표는 "중국 철강사들이 저탄소·친환경, 로봇활용 등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도 정부, 산업계, 학계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