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8%, 93.9% 늘었다.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5조2000억원을 1조원 이상 웃돈 동시에 지난 한 해 이익(6조5700억원)을 넘어섰다.
실적을 이끈 건 반도체였다. 지난해 DS부문은 반도체 업황 악화 영향으로 연간 15조원 가까운 적자를 냈으나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더블 데이터 레이트(DDR)5와 고용량 낸드 저장장치(SSD)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
이에 DS부문 매출은 반도체 불황 직전인 지난 2022년 3분기(23조200억원)보다 높은 23조140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 흑자를 거뒀다. DS부문은 지난해 1분기 4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낸 이후 적자 폭을 꾸준히 줄여가다 만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파운드리(위탁 생산 전문)는 4나노미터(㎚·1㎚=10억분의1m) 공정 수율이 안정되며 역대 1분기 기준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고객사 재고 조정 여파로 매출 개선은 지연됐다.
2분기에는 생성형 AI 수요가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서버와 장치를 중심으로 D램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첨단 메모리 반도체인 HBM3E 12단 제품과 10나노급 5세대(1b) DDR5 128기가바이트(GB) 제품을 2분기 중 양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초고용량 64테라바이트(TB)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고 290단 9세대 V낸드 양산에 돌입하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가전과 스마트폰 등 세트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매출 47조2900억원, 영업이익 4조700억원을 기록했다. 생활가전과 TV, 디스플레이는 1년 전과 비슷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올해 1분기에도 DX부문 실적 대부분은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책임졌다.
스마트폰·태블릿 제품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매출 33조5300억원, 영업이익 3조5100억원으로 삼성전자 1분기 전체 실적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지난 1월 출시된 갤럭시 S24 시리즈 판매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덕분이다. MX사업부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이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전체 실적을 방어한 공신이었다.
2분기에는 스마트폰 시장이 비수기에 진입하며 출하량 감소와 판매 가격 하락이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AI 경쟁력을 앞세워 플래그십(기함)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과 수익성을 유지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