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 외신은 지난 6일(현지시각) EU 집행위가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해도 독점 우려가 없다며 인수 계획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 주식을 149억 달러(약 20조3000억원)에 사들여 US스틸을 완전 자회사로 두는 방식으로 매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US스틸 주주들이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98%의 찬성률을 보이며 적극 지지한다는 의사를 보인 가운데 올해 12월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일본제철은 1억t의 강철 생산능력을 갖추면서 세계 3위 철강사 자리에 오르게 된다. 지난 2022년 기준 일본제철은 조강생산량 4437만t을 기록하며 세계 철강사 4위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는 목적은 미국의 전기차(EV) 시장 공략이다. 미국은 2022년 기준 세계 3위 철강소비국으로 주요 선진국 중 유일하게 장기적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시장이다. 특히 고급재 위주의 판매로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일본제철은 인수 발표 당시 “미국은 선진국 최대 시장으로 고급재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U집행위 결정으로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에 성공하면 북미 시장 진출 확대를 계획하던 국내 철강사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봉희 한국철강협회 통상협력실 과장은 지난 2월 ‘철강보’에서 "일본산 철강은 우리 철강재와 세계 주요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일본제철이 강점을 갖고 있는 자동차용 강판이나 전기강판 등 고급재 시장에서 위축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제철이 오는 9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용 강판 공급을 위한 해외스틸서비스센터(SSC)를 가동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해당 코일센터 신설 계획을 밝히며 향후 현대차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에도 전기차용 강판을 공급해 북미 시장 진출을 확대할 것이란 의지를 보였다.
김다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미국에서 중국산 제품을 견제하는 시점에서 일본 철강사와 국내 철강사가 더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한다면 국내 철강사들 경쟁력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