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자수첩] 우리의 소원은 '에너지 자립'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유환 기자
2024-05-10 20:33:01

에너지 빈국으로 고유가마다 촉각

수소 경제 화성화 위해 의무 구매

국내 수급 집착 말고 수소 경제에 집중해야

사진산업부 유환 기자
사진=산업부 유환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

에너지 빈국인 우리나라에서 고유가 시기마다 자조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8000㎞ 이상 떨어진 중동 정세에 항상 귀를 세우고 있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에선 '에너지 자립'의 열쇠로 불리는 수소에 관심이 많다. 수소는 원소기호 1번으로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원소다.

수소의 활용처도 무궁무진하다.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키면 전기가 발생하는 데 이를 통해 수소연료전지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가연성이 있으니 연소시키면 발전기 터빈을 돌리거나 항공기 제트엔진의 연료로도 쓸 수 있다.

정부에선 이런 수소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정수소 발전 의무화제도'를 펼치고 있다. 매년 한국전력에서 수소로 만든 일정량의 전기를 구매하는 제도다. 

여기서 청정수소는 '수소 생산·수입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화석연료로 수소를 만들어도 그 과정에서 탄소 포집을 한다면 청정수소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수소를 만들 때 결국 화석연료로 다시 돌아가는 셈이란 점이다.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는 전기 에너지로 또 다른 에너지를 만든다는 점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부에서 청정수소를 밀어붙인 이유는 그나마 국내에서 수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석화) 설비를 가동하면 나프타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수소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석화 설비 규모를 바탕으로 연간 130만 t가량이 생산된다.

일각에선 청정수소에 매몰되지 말고 '천연수소'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연수소는 자연 상태에서 뽑아내는 수소로 약 5조 t이 매장돼 있다. 채굴이 본격화되면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보다 저렴해질 걸로 예상된다. 높은 잠재적 가치에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수소 경제의 핵심 자원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선 천연수소를 또 다시 수입해야 하기에 달갑지 않아할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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