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우주개발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전 세계의 우주 개발 예산이 2021년 대비 9% 증가했다고 밝혔다. 예산 규모는 미국이 약 60%를 차지했고 이어 중국(12%), 일본(5%) 순으로 이어졌다.
국내 우주 관련 예산도 가파르게 오르는 중이다. 우주 개발 정부 예산은 2020년 6158억원에서 올해 9923억원으로 4년 사이 50% 이상 올랐다. 2027년엔 1조5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또 이달 27일부턴 우주항공청이 문을 열어 국가 단위 우주 개발 사업에 탄력을 받을 걸로 보인다.
다만 보고서는 국내 우주 개발 영역이 탑재·발사체에 집중됐다고 평가했다. 전체 예산 중 지상을 관측하는 위성을 개발하는 데 들어간 예산이 약 40%였다.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발사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다. 군사·기상용 위성 등 실용적인 기술 개발에 투자가 집중된 모습이다.
우주 선진국들은 유인 비행·우주 탐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전 세계 우주 예산 중 26%가 유인 우주 비행, 18%가 우주 탐사에 쓰인다. 실용적 목적보단 태양계 행성 탐사 등 과학적 목적으로 쓰인다는 분석이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 캐나다, 유럽 등이 참여하는 '아르테미스 계획'과도 연관돼 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2029년까지 달의 궤도에 우주 정거장(루나 게이트웨이)을 건설하는 국제 협력 사업이다. 1960년대 아폴로 계획 이후 중단됐던 달 착륙도 재개된다. 루나 게이트웨이는 향후 화성으로 가는 전초 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내에선 이런 우주 탐사에 대한 계획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빨라도 2032년에 무인 달 착륙선을 개발할 예정인데 아르테미스 계획과 비교하면 상당히 늦다. 또 일본에선 도요타가 월면 차량을 개발하는 등 민간 우주 탐사 투자도 활발하지만 국내에선 미흡한 실정이다.
전문가는 우주 산업 후발주자로서 격차를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렵다며 집중과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재명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유인 탐사 이전에 우주 발사체와 탑재체에 집중해 단계적인 성취를 이뤄야 한다"며 "또 우리가 가진 정보통신(IT), 배터리 기술력을 이용해 국제 협력에서 필요한 부분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