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는 오는 2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막하는 부산모빌리티쇼에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오로라 프로젝트 D(가칭)'를 최초로 선보인다. 이 차량은 르노코리아가 르노삼성차 시절인 2016년 9월 QM6를 출시한 이후 중형 SUV로는 8년 만에 내놓는 신차다.
르노코리아는 오랜 기간 신차를 출시하지 않고 기존에 나온 QM6, SM6, 아르카나(옛 XM3)를 부분변경하거나, 이들 차량의 일부 사양만 바꾸는 연식 변경으로 버텨 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경쟁 차종인 싼타페·쏘렌토·쏘나타·K5 신형을 각각 3년 안팎 주기로 출시한 것과 대비된다. 신차 가뭄에 시달린 르노코리아의 판매 실적은 2022년 16만9641대에서 지난해 10만4276대로 급감했다.
가뭄 속 단비 같은 신차를 선보이는 르노코리아로서는 올해 부산모빌리티쇼가 흥행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 부스는 자동차 산업 전시회에서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인데 참가 업체 수가 적으면 그만큼 관람객을 끌어모으기 힘들어진다.
부산모빌리티쇼 사무국이 지난 20일 발표한 참가 업체 목록에 이름을 올린 완성차 브랜드 수는 6개에 그쳤다.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한국GM)과 KG모빌리티 등 국내에 공장을 둔 업체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폭스바겐, 볼보자동차, 스텔란티스 같은 굵직한 수입차 업체도 목록에서 빠졌다.
국내 업체 중에는 르노코리아와 현대자동차그룹 3개 브랜드(현대차·기아·제네시스)가 이번 부산모빌리티쇼에 참가하고 수입차 업체 중에서는 BMW와 산하 브랜드 미니만 전시 부스를 꾸린다.
한국GM과 KG모빌리티 등이 불참하는 상황이 르노코리아에게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전시장에 경쟁 모델이 적게 깔리면 르노코리아가 공개할 오로라 프로젝트 D가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는 오로라 프로젝트 D가 오랜만에 나오는 신차인 만큼 홍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신형 SUV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인 오로라 프로젝트의 출발을 알리고 부산 공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차량"이라며 "부산에서 공개할 신차가 관심을 끌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