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899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834억원) 대비 7.8%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도 1090억원으로 전 분기에 대비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967억원) 영업이익에 비해 12.7% 증가했다.
앞서 하나증권은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에서 252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2분기(488억원)와 3분기(144억원)도 적자가 나면서 3연속 적자가 났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4분기 340억원 적자를 보였다. 적자전환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감소하면서 하나증권은 지난해 6위에 머물러야 했다.
지난해 하나증권이 전통 IB 전략을 강화하면서 이번 1분기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11월 IB 조직을 개편하며 정영균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을 영입해 IB그룹장(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1999년부터 15년간 하나금융그룹에 몸담았던 정 본부장은 2015년 삼성증권에서 대체투자 개척, 맥쿼리의 대성산업가스 인수금융, CJ대한통운 및 CJ제일제당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자문, EMC홀딩스 인수금융 등을 우수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하나증권은 지난 1월 김현호 DS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을 기업금융본부장으로 영입했다. 김 본부장은 이베스트투자증권과 DS투자증권에서 중견·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면서 기업금융을 전문으로 맡았다.
이러한 결과 하나증권의 올 1분기 IB 부문 영업이익은 50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86억원) 78% 급등했다. 당기순이익은 159억원으로 직전분기 232억원 순손실보다 크게 개선됐다.
특히 부채자본시장(DCM)에서 1분기 1조9325억원 실적을 냈다.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2조2230억원) 다음으로 7위를 기록했다.
주식발행시장(ECM)에서 하나증권은 올 기업공개(IPO) 5건, 인수금액 1431억원을 주관했다. 포스뱅크, 에이피알,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의 주관사로 참여하면서 상반기 주관 실적 5위를 기록했다.
현재 하나증권의 자기자본은 1분기 기준 5조8341억원으로 규모로 6위다. 하나증권은 지난 2020년 초대형 IB 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면서 초대형 IB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래 지난해 초대형 IB를 신청하려던 하나증권은 하나UBS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흡수하면서 초대형 IB 지정 신청을 올해로 미뤘다.
다만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7일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관련해 하나증권에 기관 제재와 임원·담당자 제재 조치를 결정하면서 초대형 IB 인가 추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가 초대형 IB 지정을 하반기 과제로 삼아 더욱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 대표는 올해 내부 신년사에서 중점 추진 사항으로 '업의 경쟁력 강화'를 꼽으며 자산관리(WM) 부문 강화와 ECM, 기업금융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자산 비즈니스시장 선점과 글로벌 분야 질적 성장, 디지털 인재 양성 등을 강화하겠다"며 "리스크 관리 체계와 내부통제 시스템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초대형 IB 관련 금융당국에 인가 신청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