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가 이뤄진 달에 기업이 거둔 실적을 토대로 내놓은 7월 BSI 실적치의 경우 8월 전망치보다 낮은 93.6이었다. 91.5를 기록한 2022년 7월부터 이달까지 30개월째 부진한 수치다. 불경기가 장기화하면서 기업의 심리와 실적 모두 부정적인 상황이 이어졌다.
제조업의 재고가 얼마나 쌓였는지를 의미하는 재고 부문 BSI 전망치는 112.0으로 나타났다. 이 숫자가 100보다 클수록 재고 과잉을 우려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재고 BSI 전망치는 2020년 7월 112.9를 보인 이후 4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한경협은 "8월 제조업 재고가 4년여 만에 가장 많이 쌓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미국·중국 성장 둔화까지 겹치며 투자·생산의 연쇄적인 위축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은 전자·통신장비 업종의 기업 심리는 빠르게 개선됐다. 업종별 8월 BSI 전망치에서 △전자·통신장비 116.7 △목재·가구·종이 111.1 △식음료·담배 105.6 등으로 조사됐다. 하반기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는 정유·석유화학 업종도 103.3으로 파악돼 기준선을 웃돌았다.
비제조업에서는 휴가철 특수가 예상되는 여가·숙박·외식(135.7) 업종과 운수·창고업(104.0)이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나 반도체, 조선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되고 상당수 기업은 고금리·고환율로 인한 재무 부담과 실적 부진 압박감이 여전하다"며 "기업 심리 안정을 위해 법인 세제를 개선하고 노조법 개정 등 노사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입법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